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80대 어머니가 항소심에서도 "살해할 이유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오늘(24일) 대전고법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80살 A 씨의 살인 사건 항소심 첫 공판에서 변호인은 "1심은 간접증거만으로 A 씨를 유죄로 인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2017년 8월 17일 자신의 집에서 아들에게 신경안정제 성분 약을 먹인 뒤 불특정 도구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들을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그동안 조사한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이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소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피해자 사망원인이 목 졸림에 따른 질식사라는 점, 자살이나 제3의 인물에 의한 범행 가능성이 작다는 점, 피해자 사망 당시 피고인이 함께 있었던 점, 피해자가 먹은 약물을 피고인이 갖고 있었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겁니다.
검찰과 A 씨 측은 모두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징역 30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A 씨 측은 아들이 지병 등 다른 요인을 숨졌을 가능성을 각각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 측 주장을 고려해 추가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들을 살해할 동기가 없고, 살해 방법과 도구도 특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며 "사건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심리를 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부모가 자식과의 갈등 때문에 계획적으로 살인을 했을까 하는 데는 의문이 든다"며 "피고인이 사실과 다르게 진술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살해 동기에 대해서는 추가 심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