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환자 행세하고, 마우스에 숨기고…의료용 마약류 처방받아 밀수출한 부부 검거

병원에서 처방받은 의료용 마약류를 800여회에 걸쳐 해외로 밀수출한 부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의료용 마약류를 인터넷을 통해 해외로 밀수출한 부부 2명을 검거했다고 24일 밝혔다. 미국 국적 남편 A씨(39)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17일 검찰에 구속 송치했으며 부인 B씨(35)는 A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거짓으로 통증을 호소하며 다수 병원에서 펜타닐 패치, 옥시코돈 등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A씨는 인터넷에 광고해 총 32개 국가 구매자들에게 총 841회에 걸쳐 처방받은 마약류를 판매했다. A씨는 패치 형태의 펜타닐은 책이나 서류 사이에 끼우고, 알약 형태의 옥시코돈은 컴퓨터 마우스 안에 숨겨 국제택배로 발송했다. 판매대금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상통화로 받았다. 판매된 마약류 총액은 약 12억원에 달했다.
경찰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으로부터 미 세관이 의료용 마약류가 숨겨진 수출품을 압수했다는 첩보를 지난 2월 입수하고 국정원·서울본부세관과 함께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동일인이 저가 마우스 등을 지속적으로 국제택배로 발송한 점, 발송자 정보가 허위로 기재된 점 등을 확인하고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A씨 자택에선 펜타닐 패치 72장과 옥시코돈 45정이 발견됐다.
경찰은 식약처 등과 협조해 A씨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한 병원들을 상대로 허위·과다 처방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문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