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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히 대비되는 마운드, ‘풍족 안정’ LG, ‘부족 불안’ KIA
입력 2019-04-24 11:15  | 수정 2019-04-24 11:34
LG 마운드가 시즌 초 압도적 탄탄함을 자랑하고 있다. 켈리(사진) 등 외인 원투펀치 안정감은 이를 이끄는 밑바탕이 된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3위와 10위라는 팀 순위는 마운드만 한정했을 때 더 크게 벌어진다. 23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 1위 LG(2.65)와 꼴찌 KIA(6.26)의 처지가 대비된다. 이는 경기력 및 승패로 고스란히 연결되고 있다.
LG와 KIA는 23일부터 잠실서 주중 3연전을 치르는 중이다. 23일 첫 경기는 LG의 9-2 승리로 끝났다. 싱거운 승부였다. 빠른 템포로 상대타선을 봉쇄한 LG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에 비해 KIA는 대체선발이며 신인인 양승철이 나와 진땀을 이어갔다. 양승철은 2이닝까지 그런대로 버텨줬지만 3회 급격히 흔들렸고 만루홈런까지 허용하며 승부를 넘겨줬다.
양팀의 3연전 첫 시작은 이렇듯 마운드에서 큰 차이가 발생했다. LG가 풍족하고 탄탄하다면 KIA는 모자라고 부족한 수준을 넘어 비상시국이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이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LG는 소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수준의 순항이다. 외인농사가 잘 이뤄졌고 슈퍼루키의 등장, 부상자원은 순조롭고 빠르게 복귀했는데 여기에 그간 존재감이 없던 선수가 새롭게 떠오르는 등 합이 잘 맞고 있다.
2년차 타일러 윌슨, 그리고 새롭게 가세한 켈리는 리그 최강 원투펀치를 형성 중이다. 두 선수가 7승(윌슨 3승, 켈리 4승)을 합작했으며 벌써 76이닝 이상을 책임져줬다. 윌슨은 0점대 평균자책점(0.66)을 달리고 있고 켈리 역시 2.72로 압도적인 페이스를 자랑 중이다. 여기에 수술로 초반 우려됐던 좌완에이스 차우찬이 아주 빠르고 순조롭게 리그 초반 복귀했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 기용시점에 고민이 컸지만 차우찬이 기대를 뛰어 넘는 회복 및 구위로 개막과 동시인 3월말 팀 전력에 가세했다. 24일 선발 등판하는 차우찬의 앞서 앞서 4경기 성적은 3승무패 평균자책점 0.75다.
불펜에서는 정우영이라는 슈퍼루키의 등장으로 허리와 뒷문이 한층 단단해졌다. 미래를 보고 영입한 정우영이 현재도 책임지는 것. 그간 존재감이 미미했던 이우찬은 좌완 계투 핵심으로 안정감을 보여줬고 고우석 역시 차기 마무리투수가 손색없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LG는 최근 마무리투수 정찬헌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는데 고우석이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한 피칭으로 메운 바 있다.
LG로서는 카드가 더 남아 있다. 임찬규가 부상이지만 김대현 등 영건자원을 계속 시험해보고 있으며 장원삼, 심수창 등 관록 있는 베테랑들도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역할을 해주고 있다. 상황이 여유 있으니 운영도 쉽고 고민도 덜하다.
KIA 마운드는 선발 불펜 마무리 모든 면에서 힘겨운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23일 구원 등판한 이준영 모습. KIA는 현재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다. 사진=옥영화 기자
반면 KIA 마운드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다. 선발, 불펜, 마무리 전부가 흔들리고 불안하다. 양현종은 개막 초반임에도 페이스가 좋지 않은데 설상가상 지난 17일 롯데전서 타구에 맞아 등판이 미뤄졌다. 23일 등판 예정이던 양현종은 이틀 더 휴식을 취한 뒤 25일 선발로 나설 계획. 양현종은 개막 후 5경기 동안 4패 평균자책점 6.92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새롭게 바뀐 외인조합 제이콥 터너-조 윌랜드 역시 기대보다는 실망스럽다. 지금껏 꾸준히 5~6이닝은 소화해주고 있는 터너는 평균 6개가 넘는 피안타를 맞고 있으며 윌랜드는 기복이 커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두 선수는 현재 2승을 합작 중인데 LG 원투펀치에 크게 비교된다.
국내선발 계획은 크게 허물어졌다. 4선발이 기대된 임기영은 부진 및 부상으로 이탈했고 활력이 돌아야할 5선발 경쟁은 마땅한 후보감조차 없어 안개 속이다. 홍건희, 양승철 등 여러 후보들이 나서고 있지만 어느 하나 눈에 띄는 자원이 없다.
불펜은 더 심각하다. 전체적으로 주춤한 가운데 마무리투수 김윤동이 대흉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으며 하준영, 이준영, 고영창 등 새 얼굴 등장은 반갑지만 두터움에서 약점이 있다. 이들의 등판횟수도 잦아지고 있어 고민이 가중되는 현실.
잘 돌아가는 LG 마운드와 하나부터 열까지 어긋나고 있는 KIA 마운드. 두 팀의 처지가 극명히 대비되는 시점서 3연전을 맞붙었고 첫 일전부터 티가 났다. 24일은 차우찬(LG)과 터너(KIA)가 대결하는데 두 선수의 상황도 비교된다. 차우찬은 거듭될수록 안정적이고 터너는 여전히 아쉬움을 남기는 중이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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