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폴드 악재`에도 주가 안접혔다
입력 2019-04-23 17:36 
삼성전자의 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출시 연기 소식에도 이 종목 주가는 꿋꿋한 편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태가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화재 때와 비교되지만 이번에는 삼성전자의 대응이 빨라 주가에 주는 충격이 작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스마트폰의 이익 기여도가 2년 새 절반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향후 주가는 이익의 75%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 전략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대비 0.3% 하락해 4만5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발표했는데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평가해 달라며 주요 정보기술(IT) 매체 등 미국 언론에 갤럭시 폴드를 배포했는데 17일(현지시간)부터 제품 불량에 대한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검사 결과 스마트폰이 접힐 때 힌지(경첩) 부분에 생기는 틈과 디스플레이 성능 저하 등의 결함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해 새로 내놓기로 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3년 전 '갤노트7'의 발화 사고와 엇비슷하다며 최근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과 함께 삼성전자의 양대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밝힌 '갤럭시 폴드'의 올해 판매 목표는 100만대다. 대당 판매 가격이 20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연매출 2조원 수준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과거 배터리 사고 때보다 빠르게 결함을 인정한 데다 갤노트7 사고가 난 이후에도 주가가 곧바로 회복된 점 등을 들어 이번 사태가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특히 '갤럭시 폴드'의 경우 폴더블폰 업계에서 최초로 나오는 신제품이어서 이 같은 결함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란 의견도 있다. 주력 스마트폰이었던 갤노트7과는 실적 영향력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2016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연간 영업이익은 10조8100억원이다. 전체 연간 영업이익(29조30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9%에 달했다. 작년 말 현재 스마트폰 사업의 이익 기여도는 17.1%로 뚝 떨어졌다. 반도체 사업(75.1%)이 워낙 커진 데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이익 자체도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 악재를 딛고 턴어라운드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올 들어 23일까지 3조32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갤노트7 발화사고 등 각종 악재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더 올랐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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