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례적 3천가구 동시분양…`특공`투기 막으려?
입력 2019-04-23 17:33  | 수정 2019-04-23 19:44
세종에서 7년3개월 만에 대규모 동시 분양이 단행된다. 무려 3200여 가구의 분양이 한날한시에 단행되는 것이라 주목된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세종시 4-2생활권의 총 4개 블록에 짓는 아파트 분양이 시작된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의 '세종 자이e편한세상'(L4블록),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의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M1·M4블록), 한신공영과 금성백조의 '한신더휴 예미지'(L1·L2블록)는 5월 24일 일제히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 일정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별공급은 물론 1·2순위 청약도 같은 날 받고, 당첨자 발표도 같은 날 할 예정이라 세종 4-2생활권 당첨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중 하나만 골라서 청약을 넣을 수 있다.
당초 L3블록과 M5블록에 조성되는 코오롱과 동부건설의 '세종 하늘채 센트레빌'(가칭)까지 총 7개 블록의 분양이 동시에 단행되는 '세종시 슈퍼청약데이'가 나올 뻔했지만, 세종 하늘채 센트레빌은 단지 인근 학교와의 일조권 협상 문제로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해 5개 블록만 5월 말 분양을 시작하고, 세종 하늘채 센트레빌은 6월 초 분양하게 됐다.

세종 4-2생활권은 국내외 공동 대학 캠퍼스타운을 비롯해 벤처파크 등 산업·연구단지 등으로 개발되는 용지다. 세종테크밸리와 세종공동캠퍼스 등 산학연 클러스터가 자리 잡을 예정이어서 유동인구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곳 중 하나. '직주근접'이 가능한 곳으로 일단 입지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곳이다. 대전과 청주로 이동하기 용이하고 세종시청과 가깝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곳에 조성되는 아파트들은 LH와 민간건설사가 공동으로 공급하는 민간 참여 공공주택이다. 공동시행자인 LH는 이들 4-2생활권에서 분양을 준비하는 건설사들에 동시 분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별로 일정이 다 달랐는데 한날한시에 분양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LH에서 전해 와 5월 24일로 맞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측은 "아무래도 세종에 공무원 특별공급이 많고 이 때문에 논란도 있는데, 각기 다른 날 분양하면 한 사람이 여러 번 청약을 할 수 있어 '투기 수요' 발생 논란이 있고, 청약 거품도 나올 수 있어 동시 분양을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최정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3주택 논란 때도 공무원 재직 시 세종시에서 특별공급으로 대형 평수 아파트를 분양받은 것이 논란이 됐다.
다만 LH 측은 "우연히 착공 승인 등 일정이 맞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거에도 LH가 공동시행자로 나선 분양의 경우 청약 과열을 가라앉히고 이중 청약을 방지하기 위해 동시 분양을 선택한 전례가 있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목적으로 3200여 가구를 동시 분양하는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세종은 '미분양 제로' 지역으로 그동안 순조롭게 신규 분양을 해 왔으나 최근 가라앉은 부동산 시장 분위기에 동시 분양으로 진행되자 건설사들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통상 세종은 두 자릿수 이하 경쟁률이 나온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흥행 불패'를 자랑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도 좋지 않고 한꺼번에 청약을 받으면 청약자 숫자가 분산돼 경쟁률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세종시 첫 '자이' 브랜드를 내놓는 GS건설은 25일부터 견본주택 오픈 예정지 바로 옆에서 청약상담소를 운영하며 벌써부터 홍보전에 돌입했다.
단지별로 장점은 명확하다. 입지는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의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그중에서도 M1블록이 가장 좋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세종에서 간선급행버스(BRT) 정류장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는 점과 주요 상권과 공공기관의 거리도 가장 가깝다는 점에서다. M1블록은 세종시에선 드문 100% 중소형(전용면적 59~84㎡)으로만 이뤄져 있어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희소성도 있다.
한신공영과 금성백조의 '세종 한신더휴 예미지'는 바로 앞에 삼성천이 있고 중심상권과 멀지 않으면서도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용 59~97㎡로 공급돼 중소형부터 중대형까지 고루 갖췄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의 '세종 자이e편한세상'은 국내 아파트 브랜드 중 가장 선호도가 높은 두 곳이 뭉쳤다는 점과 단일 블록 기준으로 가장 단지 규모가 큰 1200가구의 대단지라는 점이 수요자 선호도를 높이는 부분이다. 전용 84㎡가 넘는 중형 이상만 있으며, 최고 전용 153㎡까지 마련돼 있어 대형을 선호하는 가구의 호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인혜 기자 /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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