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자유한국당 제외)이 지난 22일 합의한 공수처 설치안의 기소권 적용 대상에서 국회의원이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 잠정 합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공수처의 기소 대상에서 국회의원은 빠진 거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네. 저는 넣자고 주장했는데 안 됐습니다"라고 답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공수처의 기소 대상은 대략 7000명 정도다. 그중 검사, 판사, 경찰 경무관급 이상에 해당하는 약 5100명에 대해선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는다. 나머지 국회의원, 대통령, 친인척 등 1900명은 수사만 가능하며 실제 기소권은 기존대로 검찰에 맡긴다. 대신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했을 때 공수처가 다시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재정신청이라는 장치를 두기로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대선공약이었던 공수처 설치를 위해 입법에 박차를 가해 왔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공수처의 기소 범위를 판·검사와 고위급 경찰뿐 아니라 국회의원과 청와대 고위직, 대통령 친인척까지 넣는 방안을 구상했다. 그러나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일각에서 "공수처가 정부에 비판적인 정치인에 대한 탄압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이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는 수사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합의 도출에 노력을 기울였다.
결국 여야 4당은 공수처 기소 대상에 국회의원 등은 빼는 선에서 합의점을 도출했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공수처의 기소권 문제에서 우리 당이 아주 많이 양보했다"며 배가 뭍에 있을 때는 움직이지 못해 일단 바다에 들어가야 방향을 잡고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간의 아쉬움을 의식한 듯 "오늘 처리하는 안건은 배를 바다에 넣기까지 절차인데, 일단 바다에 배가 떠야 방향을 잡고 속도를 내고 나아갈 수 있다"며 합의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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