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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패배보다 안타까웠던 동료의 부상 [현장스케치]
입력 2019-04-23 12:41 
피츠버그 투수 닉 버디는 등판 도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쓰러졌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패배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선수의 부상이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23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4-12로 졌다. 불펜이 무너지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패배보다 더 큰 일이 있었다. 8회초 무사 1, 3루 재로드 다이슨 타석에서 공을 던지던 닉 버디가 갑작스럽게 쓰러졌다. 그는 쓰러진 채로 오른 팔꿈치를 움켜쥐고 고통스러워했고, 눈물을 흘리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파이어리츠 구단은 그가 팔꿈치와 이두근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으며, 정보를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들어선 클린트 허들 감독은 "정말 마음이 아프다. 이런 장면을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든다"며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선수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사랑하고, 젊은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기를 원한다. 경기를 하다보면 부상을 당하기도 하지만, 부상을 당한 선수가 마운드에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모습은 처음본다"고 말했다.
버디는 지난 2017년 12월 피츠버그가 룰5드래프트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다. 2017년 5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재활을 거쳐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번 시즌 앞선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2(8 1/3이닝 4자책)를 기록중이었다.
그에 앞서 공을 던졌던 카일 크릭은 "마음이 찢어질 거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가 이곳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알고 있다. 이제 빅리그에서 성공을 하는 거 같았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 아마 이 장면을 지켜본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선발 투수 조 머스그로브도 "모든 선수들이 그런 부상을 당하면 마음이 아프겠지만, 팀 동료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1년반동안 그가 팀에 기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캠프 때 어떤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매일 훈련했는지를 알고 있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 내 옆에 있는 제임슨(타이욘)도 '어떤 기분일지 상상할 수도 없다'고 하더라"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버디는 눈물을 흘리며 마운드를 떠났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이날 피츠버그는 7회에만 7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특히 7회에는 빗맞거나 약한 타구들이 계속 안타가 되며 피츠버그를 괴롭혔다.
허들 감독은 "흔히들 일단 타구를 유도하라고 하는데 오늘은 타구를 유도했을 때 다른 모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봤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7회초 무사 1, 2루에서 선발 머스그로브를 내렸던 그는 "투구 수가 적어 7회에 올려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속으로 주자가 나가며 동점 주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아직 시즌 초반인데 잘못된 결정을 해 선발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았다. 크릭이 통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크릭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만 신경쓰고 있다"고 말하며 "더 좋은 공을 던졌어야 했다. 페랄타에게 내준 3루타는 슬라이더를 마치 알고 때린 듯한 모습이었다"며 자신의 투구를 자책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4경기 무실점을 기록중이던 그는 "야구는 겸손의 게임이다. 너무 흥분해도, 너무 침체되도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잔류 주자 두 명이 모두 실점이 된 머스그로브는 "우리팀 불펜은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지금은 일들이 많다. 오늘도 상대가 번트를 기가막히게 댔고, 먹힌 타구가 안타가 됐다. 강한 타구는 하나밖에 없었다. 야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다 잊어버리고 다시 경기에 임할 것"이라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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