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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이후 11실점, 그리고 부상...피츠버그 "불펜 대참사"
입력 2019-04-23 11:43  | 수정 2019-04-23 11:46
7회초 선발 머스그로브가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이때부터 비극이 시작됐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23일(한국시간) PNC파크를 찾은 관중 수는 구단 집계 기준으로 9233명. 구장 곳곳에 빈자리가 많았다. 그리고 이날 피츠버그의 경기력은 텅빈 관중석만큼 실망스러웠다. 불펜문이 열리면서 지옥문도 함께 열렸다.
피츠버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4연전 첫 경기를 4-12로 졌다. 시즌 12승 8패, 애리조나는 12승 11패로 올라섰다.
시작은 좋았다. 선발 조 모스그로브가 3회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6회까지 실점이 없었다. 그 사이 타선은 3회 1사 1루에서 콜린 모란의 2루타, 이어진 2사 2루에서 엘리아스 디아즈의 중전 안타로 2점을 더하며 앞서갔다. 5회에는 이날 복귀한 그레고리 폴란코의 2루타에 이어 조시 벨의 중견수 키 너미는 3루타, 모란의 좌전 안타를 묶어 2점을 더했다.
7회초 무사 1, 2루에서 머스그로브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좋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펜이 완전히 무너졌다. 7회와 8회 상대 타선이 연달아 한 바퀴씩 돌았다. 7회 7점, 8회 4점을 허용했다.
7회 구원 등판한 카일 크릭부터 불행이 시작됐다. 무사 만루에서 나온 포수 디아즈의 엉성한 수비가 결정타였다. 대타 블레이크 스위하트의 기습 번트 때 크릭이 공을 잡아 홈에 던졌는데 이를 받는 과정에서 발을 홈플레이트에서 떼는 실수를 범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에스코바의 먹힌 뜬공 타구가 유격수 키를 넘기며 내야안타로 이어져 한 점을 더 헌납했다. 여기까지는 변명이 통했다. 그 다음은 아니었다. 데이빗 페랄타에게 우중간 가르는 주자 일소 3루타를 얻어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2사 3루에서 마운드를 닉 버디가 이어받았다. 버디는 첫 타자 크리스티안 워커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간신히 이닝을 끝낸 그는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더 끔찍한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세 타자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맞았고, 무사 만루에서 재로드 다이슨을 상대하던 도중 갑자기 팔꿈치 통증으로 주저앉았다. 그는 팔꿈치를 움켜쥐고 고통을 호소했고, 눈물을 흘리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파이어리츠 구단은 버디가 이두근과 팔꿈치 통증으로 내려갔다고 발표했다.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오른 프란시스코 리리아노는 피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가까스로 8회를 막았다. 점수는 4-12까지 벌어졌다. 피츠버그에게는 "잊고 싶은 그런 하루"였다.
7회 이후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이 모든 장면을 강정호는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다. 이날 클린트 허들 감독은 우완 잭 고들리를 상대로 좌타자와 스위치히터를 대거 기용했고, 강정호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프란시스코 서벨리와 함께 더그아웃을 지켰다.
피츠버그 외야수 J.B. 셕은 9회초 투수로 등판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이던 지난 2016년 6월 9일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실점을 기록한 기록이 있다. 이번에는 무실점으로 막았다.
피츠버그가 야수를 마운드에 올린 것은 2016년 6월 2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포수 에릭 크라츠가 등판한 이후 처음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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