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낙동강변 살인사건' 재심 첫 심문기일 다음 달 23일 지정
입력 2019-04-19 16:42  | 수정 2019-04-26 17:05

경찰 고문에 못 이겨 살인죄 누명을 쓴 채 21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낙동강변 살인사건' 범인 2명의 재심 개시 여부를 판단하는 첫 심문기일이 잡혔습니다.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의 범인이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린 지 이틀 만입니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58살 최인철 씨, 61살 장동익 씨가 강도살인 등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사건의 재심 신청 첫 심문을 다음 달 23일 연다고 오늘(19일) 밝혔습니다.

최 씨와 장 씨는 2017년 부산고법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재판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최 씨와 장 씨는 지난 17일 대검 과거사위원회가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는 '낙동강변 살인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부산고법에 관련 자료와 재심 심문기일 지정 요청 의견서를 다시 제출했습니다.

부산고법은 이를 검토해 신속하게 심문기일을 잡은 것입니다.

심문이 열리면 최 씨와 장 씨는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1993년 1월 7일 이후 26년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됩니다.

재판부는 재판에 앞서 검찰과 변호인에게 각각 해명을 위한 증거를 제출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을 보냈습니다.

재판부는 "신속하고 적정하게 사건을 진행하기 위해서" 검찰에 대검 과거사위원회 발표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변호인에게는 재심사유 요지를 새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했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기존에 제출한 변론내용이나 증거는 서면 심리로 대체하고, 심문기일에는 과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나온 증거들을 중심으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선택적 재심사유인 형사소송법 제420조 7호에 규정한 '수사에 관여한 경찰과 검찰이 저지른 직무상 위법 행위 등'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재판부는 과거사위 발표의 구체적인 근거가 된 증거에 대해 개별적인 조사도 벌일 예정입니다.

최 씨와 장 씨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억울한 일을 겪은 사람은 진실을 찾을 때까지 하루하루가 고통의 연속인데 재판부가 빨리 심문기일을 잡아서 감사한다"며 "재심 결정도 내려져 하루빨리 당사자와 가족의 억울함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1990년 1월 4일 낙동강 변에서 차를 타고 데이트하던 남녀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여성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은 상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사건 발생 10개월 뒤 최 씨와 장 씨는 경찰에 살인 용의자로 검거돼 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간 복역한 끝에 지난 2013년 모범수로 출소했습니다.

이들은 검찰 수사 때부터 경찰로부터 고문을 당해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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