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진주 방화·살인' 아파트 주민들, 가장 먼저 희생자 돕는다
입력 2019-04-19 16:09  | 수정 2019-04-26 17:05

"참혹하고 비통한 심정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경남 진주 방화 살인 참사로 희생자 유족만큼이나 아픔을 겪는 아파트 주민들이 유족과 부상자 가족을 돕기 위해 가장 먼저 팔을 걷고 나서기로 했습니다.

오늘(19일) 아파트 주민대표회의와 관리소에 따르면 아파트 주민들은 방화 살인 피의자 42살 안인덕으로부터 희생된 주민과 가족을 돕는 데 마음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 아파트 주민들도 참사로 악몽에 시달리는 등 큰 충격을 받았음에도 이웃의 아픔을 가장 먼저 나누기로 해 더 의미가 깊습니다.

주민대표회의와 관리소는 오늘 저녁 주민 전체 회의를 열고 우선 모금운동 취지를 설명하고 뜻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이 아파트 정경안 관리소장은 "누구보다 희생자들의 아픔을 곁에서 함께 겪는 이웃 주민들이 아픔을 함께 나누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음에 상처가 큰 주민들이 오히려 슬픔을 함께 나누고 치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주민대표회의 황 모 회장도 "더 많은 주민이 함께 마음을 모으기 위해 전체 주민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모금운동과 전달 방법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아파트 외벽에는 주민대표회의와 관리소가 함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쓴 애도 플래카드를 내걸었습니다.

끔찍한 방화 살인 현장인 303동 앞 출입구에는 누군가가 하얀 국화 두 다발을 놓고 가기도 했습니다.

주민 64살 김 모 씨는 "참사로 숨지거나 중상을 당한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우린 다행인데도 왠지 죄책감이 들고 마음이 무겁다"며 긴한 숨을 내쉬었습니다.

아파트에는 참사 이후 엄청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민들은 어제(18일)보다 더 많은 이들이 심리회복을 위해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나온 버스 등을 찾았습니다.

이 아파트 운영사는 참사가 발생한 303동 주민 중 여러 가지 사정 등으로 다른 동으로 이전을 희망하는 가구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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