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개설 20영업일 이내라도 새 계좌 발급

계좌 개설 후 20영업일 이내에는 새 계좌 개설을 안 해주던 관행이 개선된다. 아울러 고령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지정한 지인의 휴대폰으로 금융상품 계약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자가 전송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각 금융협회와 연구원, 금융소비자 태스크포스가 참석한 가운데 금융소비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금융소비자 보호 종합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실제 소비자들의 의견을 접수해 개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장 많았던 '계좌 개설 후 20영업일이 지나야 새로운 계좌를 만들어주던 관행'을 대폭 뜯어고친다. 지금은 대포통장 개설을 막기 위해 계좌 한 개를 개설한 지 20영업일이 지나야 다른 계좌를 개설해준다. 물론 이는 강제 규정은 아니어서 금융사들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엔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금융사들이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 20영업일이 지나지 않으면 계좌 개설을 안 해주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 때문에 취업 후 월급통장을 제때 만들지 못하거나 정부가 지원하는 대출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해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20영업일 내 새 계좌 개설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대포통장으로 의심되는 사례에 해당할 경우만 금지하거나, 반대로 20영업일 이내에 계좌 개설을 해줘도 되는 다양한 경우를 나열하는 방식 중 하나를 조만간 결정해 금융사들에 안내할 방침이다.

나이가 많아 판단력이 흐려진 만 65세 이상 노인들이 영업직원들의 꾐에 빠져 쓸데없는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일을 막기 위해 미리 지정한 가족·지인의 휴대폰으로 '금융상품 계약 사실'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주는 서비스도 도입된다. 지인이 보기에 적절하지 않은 금융상품이라고 판단되면 가입을 철회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진다. 보험상품과 펀드·신탁·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금융상품들이 대상이다.
일부 보험사가 연금보험 수령자가 생존해 있는지 확인한다는 이유로 매월 연금 수령 때마다 본인이 직접 보험사 사무실에 들르도록 한 관행도 없앤다. 금융위는 "온라인·유선으로 연금을 청구하는 방식을 전 보험사가 도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