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9억 넘는 고분양가 물량, 청약 1순위 대신 무순위에 몰리나
입력 2019-04-17 09:26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192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 = 이미연기자]

서울 강북에서 역세권에도 불구하고 9억원 넘는 고분양가에 청약통장 사용을 주저하거나 청약에 당첨됐음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현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청약통장 사용이력이 남지 않으면서 미계약분에 대비하는 제도인 무순위청약에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17일 금융결제원과 주택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첫 '사전 무순위 청약'을 받아 동대문구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192'이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분양 1046세대 모집에 439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2 대 1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용면적 84㎡ 일부 물량이 1순위 해당지역에서 청약을 마감하지 못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과 분당선·경의중앙선·경춘선, KTX 환승역인 청량리역 역세권이지만 부동산규제가 이어지는데다가 9억원이 넘는 분양가에 청약수요가 부담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청량리4구역 물량인 '롯데캐슬 SKY-L65' 공급이 남아 수요가 분산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이 현장에서는 9억원을 넘지 않는 물량과 15억원을 초과하는 펜트하우스에는 청약 통장이 몰리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9억원 미만 전용 84㎡ 주택형 경쟁률은 최고 27.2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2세대만 공급된 전용 124㎡ 펜트하우스에는 가장 높은 경쟁률인 119 대 1이 나왔다.
반면 9억~11억원대 전용 84㎡ 물량은 최고 4.6 대 1에 그쳤다. 10억원이 넘어 시행사가 중도금대출 최대 40%를 보증하겠다고 나섰던 전용 84㎡K 타입과 M타입 두 주택형은 예비당첨자 비율을 채우지 못해 1순위 기타지역 청약을 받아 겨우 마감했다.
앞서 청약을 받았던 청량리역 해링턴플레이스는 평균 경쟁률 31.08 대 1의 청약경쟁률 성적표를 받았다. 2세대의 펜트하우스 물량을 제외하고 200여 세대의 전용 84㎡ 물량의 분양가를 모두 9억원 이하로 책정했다는 점이 청약 흥행 요인으로 분석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청량리역 한양 수자인192'은 일단 기타지역을 포함한 1순위 청약은 마감했고, 일반분양에 앞서 접수를 받았던 사전 무순위 청약에서 1만4376건의 예비 수요자를 확보했기 때문에 일단 계약까지 지켜봐야 현장의 성패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9억원 전후의 희비는 홍제 물량에서도 나타났다. 9억원이 넘는 고분양가로 역대급 미계약 사태가 연출됐던 서울 서대문구 홍제 3구역 재개발 물량인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지난 16일 사후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미계약분 174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무순위청약에는 5835명이 몰리며 평균 33.53대1, 평형별 최고경쟁률은 134.43대1로 나타났다.
이 중 최고경쟁률은 분양가가 9억원을 넘지 않는 소형 물량에서 나왔다. 7세대 공급에 941건이 접수된 전용 48㎡가 134.43대1을 기록했고, 18세대가 공급된 전용 59㎡A타입에는 1970건이 접수되며 경쟁률이 109.44대1이 나왔다.
분양가 9억원이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전용 114㎡A의 미계약분 4세대 공급에는 129건이 접수돼 31.2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84㎡는 타입별로 최저 9.59대1에서 최고 24.36대1로 나타났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실장은 "최근 일부 단지들의 청약·계약결과가 보여주듯이 분양가 9억원이 넘는 물량은 아무래도 대출에 부담이 없는 현금 부자들이 나서기 쉬운 조건이 됐다"며 "무순위 청약은 건설사와 청약자 모두에게 장점이 많은 제도라 앞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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