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4월 16일 뉴스초점-교통범칙금 어디갔나?
입력 2019-04-16 20:12  | 수정 2019-04-16 20:52
'안전띠 미착용 3만 원', '주정차 위반 4만 원', '속도위반 최고 12만 원'.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내야 하는 과태료입니다. 이렇게 걷어 들인 교통위반 과태료와 범칙금이 지난해만 무려 '8천억 원'이나 됐죠.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는 겁니다. 경찰이 직접, 또 CCTV라는 첨단장비를 동원해 굉장히 열심히 단속한 덕분이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돈은 어디에 사용됐을까요? 황당하게도 모두 '정부 주머니' 안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교통안전에 쓰기보다는, 세수를 늘리려고, '서민 주머니' 털려고 집중 단속을 했던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들게 합니다.

2006년까지만 해도 교통범칙금은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법이 바뀌면서 지금은 교통범칙금이 거의 다 정부의 '일반회계'로 편입되고 있죠. 이게 무슨 얘기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쓰여야 할 범칙금이, 공무원 월급으로 나갔는지,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러니 최근 4년 동안 행안부에 접수된 전자 신고의 30%가 교통안전과 관련된 내용이었지만, '돈이 없어서' 시설도 제때 보수하지 못한다고 하지요. 다 지워진 노란색 중앙선조차 다시 못 긋는 겁니다. 지자체들은 교통안전에 꼭 필요한 예산도 다 받지 못했습니다.

반면, 교통 선진국들은 범칙금을 교통안전에 쓰도록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법으로 정해 교부금 527억만 엔, 우리 돈 약 5300억 원을 각 지자체에 지급해서 신호등 설치, 표지판 보수, 노면 도색 등에 사용하게 했습니다. 미국도 범칙금은 교통시설에 투자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교통 단속을 하는 건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죠. 그러면 범칙금도 모두의 안전을 위해 쓰여야 옳지 않을까요. 예산을 알맞은 곳으로 보내기만 해도 많은 국민을 교통사고로부터 지켜낼 수 있을 텐데, 이걸 모르시니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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