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모험자본시장 외면…코넥스 올 상장 1곳뿐
입력 2019-04-16 18:01  | 수정 2019-04-16 19:53
◆ 외면받는 모험자본시장 ◆
올해 코넥스(KONEX·Korea New Exchange) 시장의 신규 상장이 1곳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거래액은 최근 들어 2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코넥스 시장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도 짧은 경력 등을 이유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13년 개설됐다. 정부는 코넥스를 활성화해 모험자본 시장을 키우겠다고 선포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초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부품 제작사인 이노벡스가 올해 첫 번째로 코넥스에 상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4곳이 거래소에 상장 신청했으며, 이 중 2곳이 코넥스에 입성했다. 최근 들어 해마다 코넥스 상장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코넥스가 개장한 2013년에 상장한 회사는 24곳에 달했다. 이후 매년 상장사 수가 늘어나며 2016년엔 50개 기업이 상장했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2017년 29곳, 지난해엔 21곳에 그쳤다.
코넥스를 떠나는 기업은 많아지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는 3곳에 이른다. 지난해엔 22곳이 코넥스에서 자취를 감췄다. 엔지켐생명과학 등 7곳은 코넥스를 떠나 코스닥으로 갔다. 5곳은 피흡수합병 형태인 스팩(SPAC) 방식으로 코스닥에 진입했다. 앞서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11개, 7개 회사가 코스닥으로 이전상장됐다.
거래도 부진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지난해 48억원에서 올 1분기 30억4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 15일 거래금액은 20억6000만원에 불과했다. 이날 기준 코넥스 시가총액은 6조5665억원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LG유플러스의 시총 규모다.

정부가 코넥스 활성화에 나섰지만 투자자들이 이 시장으로 몰릴지는 미지수다. 금융위원회는 개인투자자들이 코넥스 시장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예탁금제도를 손질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오는 22일 개인과 일반 법인의 코넥스 계좌 기본예탁금을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하한다고 공지했다. 예탁금은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넥스 시장의 투자자 보호장치다.
코넥스는 자본 시장을 통한 초기 중소·벤처기업 성장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 개설된 주식 거래 시장으로 상장기업 수는 151곳에 이른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최근 코스닥 상장 요건이 완화되면서 '코넥스 패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코스닥과 차별화되는 코넥스에 특화된 지원책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신현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넥스에서 코스닥뿐 아니라 나스닥 상장까지 기대할 수 있는 좋은 회사들이 많아져야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승환 기자 / 정슬기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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