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면받는 모험자본시장 ◆
정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서 코넥스 활성화를 외쳤다. 코넥스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예탁금을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고, 코스닥으로의 신속이전상장 대상을 적자기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코넥스에 상장한 회사는 하나에 불과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 상장한 회사는 1곳에 불과하다. 코넥스에 입성한 회사는 2016년 50곳에서 2017년 29곳, 그리고 지난해엔 21곳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상장폐지나 코스닥 이전 등 코넥스에서 떠나는 회사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코넥스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는 3곳에 이른다. 지노믹트리는 지난달 27일 코스닥으로 이전했고, 제이에스피브이와 스페이스솔루션은 상장폐지됐다.
지난해엔 22곳이 코넥스에서 자취를 감췄다. 엔지켐생명과학과 아시아종묘 등 12곳은 코넥스를 떠나 코스닥으로 갔다. 스팩 합병을 통한 이전상장도 포함한 수치다. 체급이 한 단계 올라간 셈이다. 극동자동화와 지성이씨에스 등 2곳은 스스로 상장폐지를 신청했으며, 에스와이제이 등 4곳은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세신버팔로 등 4개사는 지정자문인 선임계약 해지 후 30일 이내 미체결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코넥스 상장사는 지정자문인과 선임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는 것이 상장조건이다. 지정자문인은 기업에 상장유지 지원 역할을 수행하며, 투자자에게는 코넥스 시장의 완화된 규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IBK투자증권 등 19개 증권사가 지정자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회사는 4곳에 이른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아이피몬스터, 영현무역, 엘피케이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이유로 현재 매매거래 정지 상태다. 코넥스시장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거래 부진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코넥스시장 거래대금은 20억6000만원, 거래량은 36만8000주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액은 30억원으로,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 48억원에 비해 37.5% 줄어든 규모다. 거래량도 정체 상태다. 2018년 34만5000주였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올해 1분기 34만1000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평균 6조2504억원에서 올 1분기 평균 6조5114억원으로 261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규모는 코스피 상장사인 LG유플러스나 현대제철 시총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시장이 작고, 거래가 부진하기 때문에 주식을 팔고 싶어도 제때 팔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넥스 기업 149곳 중 56곳은 소액주주 지분이 10%에 못 미친다"며 "유통주식 수를 확대하기 위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을 제외한 주주 지분을 상장 1년 후 5% 이상 분산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시장별 주식분산의무는 코스피 10%, 코스닥 20%인 반면 코넥스는 없다.
이러다 보니 기관과 외국인 등 큰손 투자자들은 코넥스에 관심을 둘 수가 없다. 3월 투자자별 코넥스 매매현황에 따르면 개인 81.3%, 기관 11.6%, 외국인 3.3%다. 개미투자자들이 압도적이다. 15일에도 개인 매매비중이 82.8%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우량기업들이 없다 보니 코넥스는 외국인과 기관이 외면하는 시장이 됐다"며 "코넥스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기술력이 우수한 강소기업들이 보다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 전했다.
코넥스 시장이 활성화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코스닥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지며서 코넥스의 매력이 줄었다는 얘기다. 상장 주간사 추천을 통해 코스닥 입성이 가능해진 성장성 특례상장과 적자기업도 상장이 가능한 테슬라제도 등이 도입되며, 코넥스를 건너뛴 채 코스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넥스 상장사는 코스닥 이전상장이 목표인데, 코스닥 입성 조건이 완화되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으로 직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코넥스시장이 위축돼 신속이전상장제도를 포함한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제도 시행 이후 코넥스시장의 활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승환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서 코넥스 활성화를 외쳤다. 코넥스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예탁금을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고, 코스닥으로의 신속이전상장 대상을 적자기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코넥스에 상장한 회사는 하나에 불과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 상장한 회사는 1곳에 불과하다. 코넥스에 입성한 회사는 2016년 50곳에서 2017년 29곳, 그리고 지난해엔 21곳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상장폐지나 코스닥 이전 등 코넥스에서 떠나는 회사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코넥스에서 상장폐지된 회사는 3곳에 이른다. 지노믹트리는 지난달 27일 코스닥으로 이전했고, 제이에스피브이와 스페이스솔루션은 상장폐지됐다.
지난해엔 22곳이 코넥스에서 자취를 감췄다. 엔지켐생명과학과 아시아종묘 등 12곳은 코넥스를 떠나 코스닥으로 갔다. 스팩 합병을 통한 이전상장도 포함한 수치다. 체급이 한 단계 올라간 셈이다. 극동자동화와 지성이씨에스 등 2곳은 스스로 상장폐지를 신청했으며, 에스와이제이 등 4곳은 감사의견 거절을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세신버팔로 등 4개사는 지정자문인 선임계약 해지 후 30일 이내 미체결을 이유로 상장폐지됐다.
코넥스 상장사는 지정자문인과 선임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는 것이 상장조건이다. 지정자문인은 기업에 상장유지 지원 역할을 수행하며, 투자자에게는 코넥스 시장의 완화된 규제를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재 IBK투자증권 등 19개 증권사가 지정자문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회사는 4곳에 이른다. 드림티엔터테인먼트, 아이피몬스터, 영현무역, 엘피케이는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이유로 현재 매매거래 정지 상태다. 코넥스시장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는 거래 부진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코넥스시장 거래대금은 20억6000만원, 거래량은 36만8000주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액은 30억원으로, 지난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 48억원에 비해 37.5% 줄어든 규모다. 거래량도 정체 상태다. 2018년 34만5000주였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올해 1분기 34만1000주로 거의 변화가 없다.
시가총액도 지난해 평균 6조2504억원에서 올 1분기 평균 6조5114억원으로 261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규모는 코스피 상장사인 LG유플러스나 현대제철 시총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시장이 작고, 거래가 부진하기 때문에 주식을 팔고 싶어도 제때 팔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넥스 기업 149곳 중 56곳은 소액주주 지분이 10%에 못 미친다"며 "유통주식 수를 확대하기 위해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을 제외한 주주 지분을 상장 1년 후 5% 이상 분산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행 시장별 주식분산의무는 코스피 10%, 코스닥 20%인 반면 코넥스는 없다.
이러다 보니 기관과 외국인 등 큰손 투자자들은 코넥스에 관심을 둘 수가 없다. 3월 투자자별 코넥스 매매현황에 따르면 개인 81.3%, 기관 11.6%, 외국인 3.3%다. 개미투자자들이 압도적이다. 15일에도 개인 매매비중이 82.8%를 차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우량기업들이 없다 보니 코넥스는 외국인과 기관이 외면하는 시장이 됐다"며 "코넥스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려면 기술력이 우수한 강소기업들이 보다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 전했다.
코넥스 시장이 활성화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코스닥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지며서 코넥스의 매력이 줄었다는 얘기다. 상장 주간사 추천을 통해 코스닥 입성이 가능해진 성장성 특례상장과 적자기업도 상장이 가능한 테슬라제도 등이 도입되며, 코넥스를 건너뛴 채 코스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넥스 상장사는 코스닥 이전상장이 목표인데, 코스닥 입성 조건이 완화되면서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으로 직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코넥스시장이 위축돼 신속이전상장제도를 포함한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제도 시행 이후 코넥스시장의 활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승환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