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보령메디앙스 비비하우스, 수익성 악화로 백화점서 철수
입력 2019-04-16 15:17 
보령메디앙스의 유아생활용품 편집숍 '비비(BB)하우스' 전경

보령메디앙스가 운영하는 유아생활용품 편집숍 '비비(BB)하우스'가 백화점에서 일괄 철수하기로 했다. 20년 가까이 전국 백화점에서 보령메디앙스의 유통사업을 담당했지만 저출산 여파에다 한때 중국인들이 싹쓸이하는 브랜드로 유명했던 비앤비(B&B) 등의 수익성이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16일 유아동업계에 따르면 보령메디앙스는 유아생활용품 편집숍인 비비하우스를 오는 5월까지만 전국 백화점에서 운영하고 일제히 철수한다. 관련 인력은 보령메디앙스가 전개하는 패션 브랜드인 타티네쇼콜라 등에 분산 배치할 계획이다. 지난 2000년 론칭한 비비하우스는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플라자 등 전국 백화점에서 4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령메디앙스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비비하우스 철수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자사 제조상품 위주의 해외유통과 직거래 및 온라인 채널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보령메디앙스는 종로 보령빌딩에서 독립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으로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다. 신사옥에서 새 출발을 하기 앞서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보령메디앙스는 비비하우스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비앤비, 유피스, 유키두를 비롯해 엄마들 사이 인기 있는 미국 아기띠 브랜드 에르고베이비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비비하우스는 2~3년전만해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백화점에서 꼭 방문하는 매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유아용 세탁비누와 젖병세정제, 아기 칫솔과 치약 등을 파는 비앤비는 중국인들이 국내 백화점에서 싹쓸이해가는 유아용품 브랜드였다.
유아동업계 관계자는 "비앤비의 세탁비누는 순하고 피부 자극이 거의 없다고 알려지면서 중국 현지에서 짝퉁 제품까지 나돌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며 "이후 섬유세제, 섬유유연제 등의 프리미엄 상품은 물론, 구강세정제 등으로 브랜드 가치를 더 높였지만 사드 보복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뜸해지자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앤비가 포함된 생활건강 카테고리는 보령메디앙스 전체 매출의 45.37%(2018년 기준)를 차지할 만큼 매출을 견인하는 부문이다. 하지만 최근 생활건강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자 보령메디앙스의 실적 역시 악화된 실정이다.
보령메디앙스에 따르면 2015년 1320억8842만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1291억5420만원으로 줄더니 2017년 1143억8940만원, 2018년 1032억955만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33억8013만원에서 2016년 57억6053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2017년 35억5796만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2018년에는 15억3246만원으로 영업이익이 불과 1년만에 반토막났다.
비비하우스가 백화점에서 철수한 배경에는 저출산 여파에다 온라인 유통업체와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영향 역시 컸다. 백화점의 유아동업체 매출은 주로 선물 수요에서 나온다. 그러나 신생아 수가 줄다보니 선물 수요가 점점 사라지고 있을 뿐 아니라 좀 더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유아생활용품과 관련해선 온라인 쇼핑 이용시 훨씬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보니 비비하우스 제품들이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려워 보인다"며 "그래서 최근 백화점 유아동업체의 트렌드를 보면 유아 생활용품보다는 패션 쪽에, 또 유아보다는 키즈 라인에 집중하며 특히 초고가 프리미엄 키즈라인 구축에 힘쓰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