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리의 상징·인류의 유산`이 화재로…노트르담 대성당 대화재(종합5보)
입력 2019-04-16 11:42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큰불이 난 모습 [EPA =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상징으로 최대 관광명소 중 한 곳이자 역사적 장소인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15일 저녁(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해 지붕과 첨탑이 붕괴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파리시와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0분께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쪽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구쳤다.
경찰은 즉각 대성당 주변의 관광객과 시민을 대피시켰고 소방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불은 네시간 넘게 계속됐다. 건물 전면의 주요 구조물은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성당 내부 목재 장식 등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진화작업에 어려움이 컸다. 건물 붕괴 위험 때문에 공중에서 많은 양의 물을 뿌릴 수 없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소방당국이 (전면부) 주요 구조물로 불길이 번지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지만, 프랑스2 방송이 전한 현장 화면에서는 후면에 있는 대성당 첨탑이 불길과 연기 속에 무너지는 모습이 잡혔다.

로이터통신 등은 현장에서 아직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화재 원인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고 전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남쪽 정면에서 두 블록 거리의 5층 발코니에서 화재를 지켜본 자섹 폴토라크는 로이터통신에 "지붕 전체가 사라졌다. 희망이 없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투입된 경찰관은 "모든 게 다 무너졌다"며 허탈해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보수 공사를 위해 설치한 시설물에서 불길이 시작된 것으로 보면서 사고에 무게를 두고 있다.
[EPA =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로 예정된 대국민 담화를 전격 취소한 채 화재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날 1∼3월 전국에서 진행한 국가 대토론에서 취합된 여론을 바탕으로 다듬은 조세부담 완화 대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는 대성당의 큰 불길이 어느 정도 잡힌 오후 11시 30분께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에서 "최악은 피했다"면서 국민과 함께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현장에서 취재진에 "안에는 많은 예술작품이 있다. 정말 큰 비극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구도심 시테섬 동쪽에 있는 성당으로,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이다.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쓴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무대로도 유명하고, 지난 1804년 12월 2일에는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이 열린 곳이기도 하다. 지난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연 노트르담 대성당은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 중세부터 근대, 현대까지 프랑스 역사가 숨 쉬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루 평균 3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파리 명소로 꼽힌다.
각국 정상은 신속한 진화를 당부하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엄청나게 큰 화재를 지켜보려니 너무도 끔찍하다"며 빨리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파리에서 일어난 일에 큰 슬픔을 느낀다"며 파리 시민들을 위로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파리 시민과 진화작업에 나선 소방대원들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노트르담 대성당은 인류 역사의 중요한 보물 중 하나"라며 "우리 모두의 상실"이라고 말했다.
또 "참담하지만, 누구보다 프랑스 국민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클 것"이라며 "함께 위로하며, (노트르담 대성당을) 복원해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재건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인류애는 더 성숙하게 발휘될 것"이라며 "프랑스 국민들의 자유와 평등, 박애의 정신은 화재에 결코 꺾이지 않는다. 마크롱 대통령께서도 용기를 잃지 않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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