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본업체가 만든 `부대찌개 라면` 해외서 인기
입력 2019-04-15 16:22 
일본 컵라면 회사 `닛신`이 출시한 부대찌개 라면. [사진 출처 = `Nissin Foods Singapore` 페이스북]

일본업체가 한국 음식인 부대찌개를 소재로 만든 라면을 싱가포르에서 출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에서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일본 컵라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싱가포르 마트에서 부대찌개 맛의 컵라면을 판매하는 사진이 등장했다. 'CUP NOODLES 부대찌개 맛'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컵라면은 일본 최대 인스턴트라면 회사인 '닛신'(Nissin)이 만든 제품이다.
'닛신 푸드 싱가포르'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대찌개 라면(CUP NOODLES Korean army stew)의 출시 소식을 알렸다. 부대찌개는 외국에서 주로 'Army stew'나 'Spicy sausage stew'라고 불린다. 이 라면에는 김치, 닭고기, 양배추, 계란, 파 등의 재료가 함유돼 한국의 부대찌개와 비슷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싱가포르 매체 '그레이트딜스 싱가포르'에 따르면 이 제품은 현재 싱가포르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1.50달러(약 125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 판매 중인 일본 컵라면'이라는 제목과 달리 현재 이 제품은 미국이 아닌 싱가포르에서만 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찌개 라면을 맛본 외국인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싱가포르의 음식 전문 매체 'Eatbook'은 "부대찌개의 맛을 완전히 재현하진 못했지만, 육수는 훌륭했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많이 맵지 않아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도 어울린다는 것이 이 매체의 최종 평가다.

지난 11일 이 매체 유튜브에서는 부대찌개 라면을 포함한 닛신 컵라면 평가전이 열리기도 했다. 평가단은 부대찌개 라면을 두고 "향이 강하고 신맛이 난다", "김치찌개의 맛이 난다", "건더기가 많아 진짜 부대찌개 같다. 매콤한 쌀국수인 '락사'가 떠오른다"고 평가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음식 평가단 중 한 명은 "부대찌개를 먹으려면 보통 3만~4만원 정도 든다"면서도 "이것은 저렴해서 좋다. 배고플 때 한 개씩 꺼내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대찌개 라면은 이날 평가한 5개의 제품 가운데 평점 8.5점을 받아 공동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줄잇는 반면, 국내에서는 다소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누리꾼들은 "일본 기업이 한국적인 맛을 싱가포르에 팔아?", "누가보면 아직도 한국이 일본 식민지인줄 알겠다", "부대찌개에 햄이 없다고? 부대찌개가 맞긴 한가?", "일본은 자위대 라면이나 만들 것이지"라고 비난했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닛신 컵누들은 원래 다양한 맛의 신제품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 한국 부대찌개 맛도 나온 것일 뿐", "한국에서 나가사키 짬뽕을 먹는 것과 같은 사례", "닛신 컵라면은 건더기가 충실한 편이라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대찌개 라면을 선보인 일본 컵라면 회사 '닛신'은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과 컵라면을 개발했으며, 현재까지도 일본에서 컵라면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닛신은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카피한 제품도 판매해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부터 태국에서 판매된 '激'(격할 격)의 이름을 가진 이 라면은 국내 불닭볶음면과 상당히 비슷한 모습이다. 검은 배경화면에 새빨간 면, 뜨거운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불 그림까지, 언뜻 보면 한국의 불닭볶음면으로 착각할 만한 비주얼이다. 심지어 제품 표지에는 한국어로 '엄청', '한국불닭맛'이라고 적혀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불닭볶음면과 달리 이 제품에는 액상이 아닌 분말수프와 고추기름이 함유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포장 색깔 구성과 붉은 면발 사진까지, 완전 짝퉁 제조 국가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를 직접 맛본 한 네티즌은 "의외로 괜찮았다. 닛신에서 노력한 게 느껴진다"며 "한국 불닭볶음면의 매콤함을 80% 정도 맞춘 맛"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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