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병원 "사망 신생아의 사고 안 알린 것 잘못이나 당시 사인을 병사로 판단"

차병원은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난 신생아를 의료과실로 사망케 한 뒤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의료진 9명이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은 잘못이었다면서도 신생아의 사망 원인은 사고가 아니라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했다는 입장을 15일 내놨다.
앞서 한겨레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지난 2016년 분당차여성병원에서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가 의료진의 실수가 발생한 뒤 사망했지만,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숨긴 정황을 파악하고 이 병원 의료진 9명을 입건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의료진은 신생아의 사망 원인을 병사로 적어 부검 없이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병원 측은 당시 사고에 대해 "임신 7개월의 1.13kg에 불과(신생아 평균체중 3.4kg의 3분의1)한 고위험 초미숙아상태의 분만이다보니 레지던트가 신생아중환자실로 긴급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아기를 안고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워낙 위중한 상황이다 보니 주치의는 사고로 인한 사망이 아니고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신생아는 태반 조기박리와 태변흡입 상태로 호흡곤란증후군과 장기내 출혈을 유발하는 혈관내 응고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는 등 매우 중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다만 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은 데 대해 "주치의는 레지던트가 아기를 안고 넘어진 것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고 여러 질병이 복합된 병사로 판단해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부모에게 사고를 알리지 않은 것은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또 주치의로부터 상황을 전해 들은 부원장(산부인과 교수)이 이를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물어 부원장을 직위해제 조치했으며 수사 결과 은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엄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차병원 측은 강조했다.
이어 의료진에 대한 조치와 별개로 자체적인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기구를 구성해 정확한 사실을 규명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