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재 해제 문제 따위에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가운데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군사 분야 등에서 미국의 '다른 행동조치'가 필요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14일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서 천명된 사회주의강국 건설 구상'이라는 글에서 "조선(북한)이 제재해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다른 행동조치로 저들의 적대시정책 철회 의지와 관계개선 의지, 비핵화 의지를 증명해 보이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매체는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핵전쟁 위협을 없애 나가는 군사분야 조치'는 미국에 아직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고 유엔 제재의 부분 해제를 영변 핵시설 폐기의 상응조치로 제안했다고 상기하며 이같이 언급했습니다.
하노이 회담 결렬 당시 리용호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안전담보 문제이지만, 미국이 아직은 군사 분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 보고 부분적 제재 해제를 상응 조치로 제안"했다고 공개한 바 있습니다.
조선신보의 주장은 북한이 '자력갱생'으로 제재 문제에 정면 대응한다면 미국은 비핵화 대가로 군사분야 등에서 보다 근본적인 체제안전 보장 조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비핵화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에서 정치·군사 쪽으로 전략 수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조선신보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즉 조선반도에서 핵전쟁을 일으키는 모든 요인을 제거하려면 조선뿐 아니라 미국도 그를 위한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비핵화' 표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군축 협상' 주장을 표면화하려는 조짐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조선신보는 북한의 '자력갱생' 기조와 관련해서는 "경제부흥을 실현하는 기구체계와 사업체계를 정비"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대치는 어차피 장기성을 띠게 되어 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은 "수세적 방어가 아닌 완강한 공격전의 사상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또 "적대세력의 제재돌풍을 참고 견뎌내자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정면으로 맞받아 단호히 분쇄해 버려야 한다는 것이 최고영도자의 구상이며 결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이틀째 회의 시정연설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용의를 밝히면서도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