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미분양 주택 통계를 실거래 기반으로 고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매달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는 각 시·군·구가 건설 사업자들에게 제공받은 미분양 주택 현황을 모아 만든다. 하지만 사업자가 제공하는 정보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14일 국토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부동산거래 관리시스템(RTMS)을 활용해 미분양 주택 통계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현재 발표되는 미분양 통계가 통계청의 국가승인 통계이긴 하지만 분양 현장 분위기와 다른 정보를 제공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내부에서도 미분양 통계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몇 년 전부터 있었다"며 "지난해부터 RTMS를 활용해 미분양 시범 통계를 만들어 정확성을 검증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공개하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RTMS를 활용한 미분양 통계를 테스트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실거래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분양권도 의무적으로 실거래 신고를 해야 하는 만큼 분양 공고가 됐는데도 시스템에 신고되지 않는 주택을 미분양으로 간주한다.
특이한 사실은 실거래 자료에 기반한 시범 통계에 집계된 미분양 주택 수가 기존 미분양 통계를 통해 나온 숫자와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미분양 통계 시범생산 결과 보고'에 따르면 기존 통계는 서울 지역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1월 45가구, 2월 48가구, 3월 48가구, 4월 47가구, 5월 47가구로 거의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시범 통계가 집계한 결과는 같은 기간 각각 1313가구, 1289가구, 1419가구, 1459가구, 252가구였다.
분양업계는 이 같은 차이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적격 청약 탈락자가 자주 생기다 보니 실거래 신고가 늦어지고, 그 과정에서 사업자가 집계하는 미분양 데이터와 RTMS를 통한 숫자 간 격차가 많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은 대개 계약이 맺어지면 미분양 물량이 해소됐다고 판단해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부정 당첨 등으로 탈락자가 생기면 실거래 신고가 늦어지기 때문에 RTMS에 올라오는 숫자와 사업자가 신고한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주택정책을 만들 때 활용하는 기본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는 것은 많은 문제를 불러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분양 통계는 주택 수요·공급 정책을 결정짓는 중요한 데이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미분양 집계 시스템 아래에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지역에서 업체들이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미분양 현황을 축소 보고할 위험도 있다"며 "정부가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 쓰는 미분양 통계도 지자체에서 올라오는 자료를 검증하는 과정을 꼭 거치도록 되어 있다"며 "시범 통계도 아직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100% 신뢰하기는 어려워 실제 현장에서 쓰려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4일 국토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부동산거래 관리시스템(RTMS)을 활용해 미분양 주택 통계에 대한 정확성을 높이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현재 발표되는 미분양 통계가 통계청의 국가승인 통계이긴 하지만 분양 현장 분위기와 다른 정보를 제공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한 목적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내부에서도 미분양 통계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몇 년 전부터 있었다"며 "지난해부터 RTMS를 활용해 미분양 시범 통계를 만들어 정확성을 검증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공개하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RTMS를 활용한 미분양 통계를 테스트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실거래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분양권도 의무적으로 실거래 신고를 해야 하는 만큼 분양 공고가 됐는데도 시스템에 신고되지 않는 주택을 미분양으로 간주한다.
특이한 사실은 실거래 자료에 기반한 시범 통계에 집계된 미분양 주택 수가 기존 미분양 통계를 통해 나온 숫자와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받은 '미분양 통계 시범생산 결과 보고'에 따르면 기존 통계는 서울 지역 미분양 주택이 지난해 1월 45가구, 2월 48가구, 3월 48가구, 4월 47가구, 5월 47가구로 거의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시범 통계가 집계한 결과는 같은 기간 각각 1313가구, 1289가구, 1419가구, 1459가구, 252가구였다.
분양업계는 이 같은 차이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적격 청약 탈락자가 자주 생기다 보니 실거래 신고가 늦어지고, 그 과정에서 사업자가 집계하는 미분양 데이터와 RTMS를 통한 숫자 간 격차가 많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은 대개 계약이 맺어지면 미분양 물량이 해소됐다고 판단해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부정 당첨 등으로 탈락자가 생기면 실거래 신고가 늦어지기 때문에 RTMS에 올라오는 숫자와 사업자가 신고한 숫자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주택정책을 만들 때 활용하는 기본 통계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는 것은 많은 문제를 불러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미분양 통계는 주택 수요·공급 정책을 결정짓는 중요한 데이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미분양 집계 시스템 아래에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지역에서 업체들이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미분양 현황을 축소 보고할 위험도 있다"며 "정부가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 쓰는 미분양 통계도 지자체에서 올라오는 자료를 검증하는 과정을 꼭 거치도록 되어 있다"며 "시범 통계도 아직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100% 신뢰하기는 어려워 실제 현장에서 쓰려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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