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 이틀째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의 관심은 조문객이 아닌 조 회장의 막내 동생, 조정호 회장에게 쏠렸다는데요.
무슨 이유일까요?
경제부 정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정 기자, 빈소에 직접 다녀오셨다고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 기자 】
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건물 지하 2층의 특1호실에 마련됐는데요.
1층에서는 회사 직원들이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고, 빈소 앞에는 각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을 담으려는 취재진이 수십 명 대기 중이었습니다.
빈소 내부는 조문객만 들어가고, 기자에게는 비공개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는데요.
입구에는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안내판이 내걸렸습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조 회장은 장남이잖아요. 형제들은 다들 조문을 왔습니까?
【 기자 】
장남인 고 조양호 회장은 위로 누나가 1명, 밑으로는 남동생이 3명이죠.
가계도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친 고 조중훈 창업주는 1녀 4남을 뒀습니다.
누나 조현숙 씨는 첫날인 어제(12일) 조문을 마쳤고요, 차남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도 오늘(13일) 오전 조문을 왔다고 합니다.
삼남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기자들의 모든 관심은 막내인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 쏠렸습니다.
【 질문 3 】
막내 조정호 회장이 조문을 온다 안 온다 설이 분분했었다는데. 결국, 조문을 왔습니까?
【 기자 】
왔습니다.
오늘(13일) 오후 4시쯤 조문을 왔는데요.
1녀 4남 가운데 막내인데, 형제 가운데 마지막 조문이었습니다.
보통 막내라면 집안의 애사에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게 보통인데도 맨 마지막으로 나타난 거죠.
조 회장이 들어간 이후 빈소 내부 분위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을거라는게 주변분들의 전언입니다.
【 질문 4 】
좋지는 않았을거다,
그런데 기자들은 왜 막내 동생이 관심이죠?
조양호 회장과 과거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제 기억에 '형제의 난'이었나요?
【 기자 】
'한진'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고 조중훈 창업주가 '한민족의 전진'이란 의미를 담은 건데요.
그러나 2002년 부친이 별세한 뒤 4형제는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막내 조정호 회장은 둘째형 조남호 회장과 손잡고 조양호 회장에게 소송을 냈습니다.
이게 그 이름도 유명한 '형제의 난'입니다.
부친의 유언장이 조작됐다, 아버지의 옛 집인 부암장에 기념관을 짓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등으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습니다.
결국, 법원의 화해 권고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이 났죠.
한진해운을 이끌었던 삼남 조수호 회장이 2006년 타계하고서는, 조양호 회장이 제수 최은영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습니다.
3년 전인 2016년 모친 김정일 여사가 별세했을 때 형제들은 한자리에 모였지만 결국 화해에는 실패했습니다.
【 질문 5 】
그럼 막내 조정호 회장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지켜낼 백기사로 활약할 가능성은 있나요?
막내 삼촌이 조카를 도와주면 되잖아요.
【 기자 】
현재 4형제 중 막내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만 건재한 상태인데요.
아까 표로 잠시 돌아가서, 둘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누적된 실적 부진으로 지난달 경영권을 잃었고요.
셋째 조수호 회장은 고인이 됐고, 한진해운 역시 해운업 불황을 못 견디고 파산했습니다.
따라서 부친으로부터 받은 한진투자증권을, 거대 금융그룹 메리츠로 키워낸 조정호 회장만이 투자할 여력이 있는 유일한 사람인 거죠.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8%나 늘어 17조 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8천억 원대로 탄탄합니다.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위협 속에, 아들 조원태 사장 측이 2천억 원 안팎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려면 우호 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데요.
막내 삼촌인 조정호 회장이 핏줄이 같은 우군이지만, 형과 재산 분쟁을 벌인 이력이 있는 조 회장이 조카 조원태 사장을 위해 손을 내밀 가능성은 작다는 게 재계의 관측입니다.
【 질문 6 】
이렇게 되면 조양호 회장이 남긴 유언이 더욱 중요할 것 같은데, 일부가 공개됐죠?
【 기자 】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어제(12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했던 발언인데요.
먼저 조 사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원태 / 대한항공 사장 (어제)
- "(마지막 유언의 말씀 남기신 부분 있으신가요?)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말씀…."
화면 오른쪽에 마이크를 든 기자가 저인데요.
유언과 관련된 발언을 할 때 뭐라고 할까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경영권을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혔습니다.
다만, '가족들끼리'가 조원태 사장 본인과 현아 현민 두 여동생을 얘기하는 건지, 아니면 삼촌을 지칭하는 건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조원태 사장 입장에선 막내 삼촌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이미 사이가 멀어진 만큼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게 중론입니다.
【 앵커멘트 】
고 조양호 회장의 장례는 글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고 하죠.
장례가 끝나더라도, 조원태 사장 등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당분간 재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 같네요.
경제부 정주영 기자였습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에 이틀째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의 관심은 조문객이 아닌 조 회장의 막내 동생, 조정호 회장에게 쏠렸다는데요.
무슨 이유일까요?
경제부 정주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정 기자, 빈소에 직접 다녀오셨다고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 기자 】
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건물 지하 2층의 특1호실에 마련됐는데요.
1층에서는 회사 직원들이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고, 빈소 앞에는 각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을 담으려는 취재진이 수십 명 대기 중이었습니다.
빈소 내부는 조문객만 들어가고, 기자에게는 비공개라 들어가 볼 수는 없었는데요.
입구에는 "부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는 안내판이 내걸렸습니다.
【 질문 2 】
그렇군요. 조 회장은 장남이잖아요. 형제들은 다들 조문을 왔습니까?
【 기자 】
장남인 고 조양호 회장은 위로 누나가 1명, 밑으로는 남동생이 3명이죠.
가계도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선친 고 조중훈 창업주는 1녀 4남을 뒀습니다.
누나 조현숙 씨는 첫날인 어제(12일) 조문을 마쳤고요, 차남인 조남호 전 한진중공업 회장도 오늘(13일) 오전 조문을 왔다고 합니다.
삼남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은 지난 2006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기자들의 모든 관심은 막내인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 쏠렸습니다.
【 질문 3 】
막내 조정호 회장이 조문을 온다 안 온다 설이 분분했었다는데. 결국, 조문을 왔습니까?
【 기자 】
왔습니다.
오늘(13일) 오후 4시쯤 조문을 왔는데요.
1녀 4남 가운데 막내인데, 형제 가운데 마지막 조문이었습니다.
보통 막내라면 집안의 애사에 가장 먼저 뛰쳐나오는 게 보통인데도 맨 마지막으로 나타난 거죠.
조 회장이 들어간 이후 빈소 내부 분위기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을거라는게 주변분들의 전언입니다.
【 질문 4 】
좋지는 않았을거다,
그런데 기자들은 왜 막내 동생이 관심이죠?
조양호 회장과 과거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제 기억에 '형제의 난'이었나요?
【 기자 】
'한진'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고 조중훈 창업주가 '한민족의 전진'이란 의미를 담은 건데요.
그러나 2002년 부친이 별세한 뒤 4형제는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막내 조정호 회장은 둘째형 조남호 회장과 손잡고 조양호 회장에게 소송을 냈습니다.
이게 그 이름도 유명한 '형제의 난'입니다.
부친의 유언장이 조작됐다, 아버지의 옛 집인 부암장에 기념관을 짓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등으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습니다.
결국, 법원의 화해 권고안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결론이 났죠.
한진해운을 이끌었던 삼남 조수호 회장이 2006년 타계하고서는, 조양호 회장이 제수 최은영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습니다.
3년 전인 2016년 모친 김정일 여사가 별세했을 때 형제들은 한자리에 모였지만 결국 화해에는 실패했습니다.
【 질문 5 】
그럼 막내 조정호 회장이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지켜낼 백기사로 활약할 가능성은 있나요?
막내 삼촌이 조카를 도와주면 되잖아요.
【 기자 】
현재 4형제 중 막내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만 건재한 상태인데요.
아까 표로 잠시 돌아가서, 둘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누적된 실적 부진으로 지난달 경영권을 잃었고요.
셋째 조수호 회장은 고인이 됐고, 한진해운 역시 해운업 불황을 못 견디고 파산했습니다.
따라서 부친으로부터 받은 한진투자증권을, 거대 금융그룹 메리츠로 키워낸 조정호 회장만이 투자할 여력이 있는 유일한 사람인 거죠.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8%나 늘어 17조 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8천억 원대로 탄탄합니다.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위협 속에, 아들 조원태 사장 측이 2천억 원 안팎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려면 우호 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데요.
막내 삼촌인 조정호 회장이 핏줄이 같은 우군이지만, 형과 재산 분쟁을 벌인 이력이 있는 조 회장이 조카 조원태 사장을 위해 손을 내밀 가능성은 작다는 게 재계의 관측입니다.
【 질문 6 】
이렇게 되면 조양호 회장이 남긴 유언이 더욱 중요할 것 같은데, 일부가 공개됐죠?
【 기자 】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어제(12일) 새벽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했던 발언인데요.
먼저 조 사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조원태 / 대한항공 사장 (어제)
- "(마지막 유언의 말씀 남기신 부분 있으신가요?) 가족들끼리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말씀…."
화면 오른쪽에 마이크를 든 기자가 저인데요.
유언과 관련된 발언을 할 때 뭐라고 할까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경영권을 지켜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혔습니다.
다만, '가족들끼리'가 조원태 사장 본인과 현아 현민 두 여동생을 얘기하는 건지, 아니면 삼촌을 지칭하는 건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조원태 사장 입장에선 막내 삼촌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이미 사이가 멀어진 만큼 쉽지는 않아 보인다는 게 중론입니다.
【 앵커멘트 】
고 조양호 회장의 장례는 글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진다고 하죠.
장례가 끝나더라도, 조원태 사장 등 조양호 회장의 자녀들이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당분간 재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 같네요.
경제부 정주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