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기획]'생명줄' 완강기 부실 시공에 관리도 엉망

【 앵커멘트 】
불이 났을 때 계단을 통하지 않고 긴급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설이 완강기죠.
소방법에는 3층 이상 숙박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등에 완강기 같은 피난 기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MBN 안전기획 '여러분 동네는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완강기의 관리 부실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전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11월 발생한 종로 고시원 화재로 7명이 숨졌습니다.

건물에는 완강기기 설치되어 있었지만, 사용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지난 2012년엔 경남 거제시의 한 상가건물에서 불이 났지만, 완강기로 대피한 남성이 목숨을 구했습니다.

완강기는 2층부터 4층까지의 노래방 같은 다중이용업소와 3층부터 10층까지의 헬스장 같은 근린생활시설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주로 큰 창문 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강기의 위치나 사용법을 제대로 아는 시민들은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시민
- "불난 걸 본적도 없고, 딱히 어디 있는지 잘 몰라요. 배워본 적도 없고."

그렇다면, 완강기의 관리실태는 어떨까?

소방관계자와 함께 현장 점검해 봤습니다.

레이저 측정기로 4층 높이에서 지면까지 높이를 측정해보니 완강기의 규격은 맞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이병우 / 경기 수원소방서 소방교
- "12.8m가 나와요. 여기서부터 지상까지의 높이가. 밧줄이 12m이기 때문에 0.8m가 모자라요. 0.8m는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여유 있는 밧줄로 교체하셔야 합니다."

완강기가 정상적으로 시공된 곳의 나사는 완벽한 고정상태를 보이지만, 부실시공된 곳은 나사가 손쉽게 빠지기도 합니다.

최근 소방서의 점검을 받은 곳을 취재진이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 스탠딩 : 전남주 / 기자
- "서울의 한 고시원에 설치된 완강기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보관함 뚜껑이 사라졌고 감겨 있어야 할 로프도 풀려 있습니다."

점검에서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아도 이행하지 않거나 과태료만 내면 되기 때문에 고쳐지지 않는 겁니다.

▶ 인터뷰(☎) : 소방 관계자
- "그거 해 놓으라고 하면 형식적으로 해놔요. 어떻게든 그때만 면피하려고 해요. 징계 먹어도 그렇게 하는 사람은 있긴 있어요."

화재시 생명줄 역할을 하는 완강기의 철저한 관리와 사용법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