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여기 올 때까지 캠핑하며 기다릴 거야."
방탄소년단을 의미하는 이니셜 'BTS'가 새겨진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여성이 이렇게 말한다. 방탄소년단 사진으로 둘러싼 방에 친구들과 앉은 채로다. BTS 콘서트에 입장하기 위해 캠핑을 하는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의 모습은 낯설지 않지만, 이 영상은 지난 11일 공개된 이래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아미를 자처한 영상 속 주인공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세계적 배우 에마 스톤이어서다. 그는 한국에서도 '라라랜드'와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주연으로 친숙한 배우로,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호스트를 맡는다. 해당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최초 컴백 무대를 가질 예정인데, 호스트 스톤이 아미를 연기하며 현재 미국 내 방탄소년단 신드롬이 어느 정도인지 표현한 것이다.
◆ 글로벌 아티스트와 함께
2017년 미국 빌보드뮤직어워드(BBMA)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며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된 방탄소년단은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엔 글로벌 톱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에 수록된 '메이크 잇 라이트' 작곡에는 에드 시런이 참여했다. 브릿팝 부흥 일등공신인 시런은 빌보드 '핫100'(개별 노래 인기를 다루는 차트) 1위곡 2곡을 포함해 총 7곡을 빌보드 10위권에 올린 슈퍼스타다. 그는 지난해 11월 영국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을 정말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맵 오브 더 솔'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는 미국 팝스타 할시가 피처링을 맡았다. 2015년 데뷔한 할시는 허스키하면서도 숨소리가 많이 섞인 독특한 음색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가수이며 저스틴 비버, 캘빈 해리스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협업해왔다. 체인스모커스의 대표곡 '클로저(Colser)'가 빌보드에서 12주나 1위를 차지하는 데는 그의 목소리가 큰 몫을 했다. 이번 방탄소년단 타이틀곡에서도 그가 인기 증폭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BBMA에는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을 두고, 밴드 마룬5, 이매진 드래건스와 경쟁한다. 한국인이 이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 두 배로 커진 공연 규모
공연 규모는 두 배가량 키운다. 올해 세계 순회 콘서트 '스피크 유어셀프'를 스타디움 공연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하며 세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각국 운동 경기장을 돌며 콘서트하는 스타디움 투어는 매회 3만명 이상 관객 동원력이 필요하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최근에 국제적으로도 테일러 스위프트 정도가 아니고는 월드 투어를 스타디움 투어로 진행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투어에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이 포함돼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영국 국가 대표팀 홈구장으로 쓰이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총 좌석이 9만석으로 유럽 축구 경기장 중 두 번째로 크다. 가수로는 퀸, 비틀스, 마이클 잭슨, 뮤즈, 메탈리카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만 올랐다.
월드 투어는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9만석을 채워야 하는 6월 웸블리 공연이 90분 만에 동난 것을 포함해 곳곳에서 표가 삽시간에 동나며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총 공연 횟수를 늘렸다. 현재 8개 지역에서 16회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투어 지역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월드 투어로 관객 81만명을 동원한 바 있으며, 올해는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 빌보드 '핫100' 1위 오를지 주목
가요계에선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 타이틀곡으로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아티스트가 개별 노래 인기를 겨루는 이 차트에서 한국 가수가 세운 최고 기록은 싸이가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운 2위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10위, '아이돌(Idol)'로 11위에 오른 바 있다.
새롭게 핫100 1위를 노리는 노래는 이번 음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펑크 팝(펑크 록과 팝이 결합된 장르)'이다. 뮤직비디오에는 고전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오마주함으로써 뉴트로(New-tro·신세대 감성을 입은 복고)를 표방했다.
정병욱 음악평론가는 "반세기 전 작품을 오마주하는 콘셉트임에도 현재 빌보드 트렌드에 맞춘 할시 섭외, 색감 등 영상미, 미국에서 클래식 중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 점은 시장 지향적인 전략으로 어느 정도 통할 만하다고 생각된다"며 "다만, 뉴트로 자체가 최근 경향이 아닌 점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아미의 화력이 절정에 달한 상태라 이전보다 높은 순위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앨범은 전 세계 동시 발매될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은 컴백 무대로 미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SNL을 택함으로써 관심도를 단시간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 팬덤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SNL이 방송되는 뉴욕 록펠러 플라자 NBC 스튜디오 인근에는 며칠 전부터 선착순 배포 입장권을 구하려는 팬들이 밤샘 대기를 불사하며 긴 줄을 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12일 오후 6시 음반이 공개된 후 2시간 만에 타이틀 곡이 멜론, 엠넷, 벅스, 지니,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6개 음원사이트 1위를 휩쓸었다. 여타 수록곡들도 대부분 차트에서 10위권에 안착했다.
한때 이용자 기준 1위 음원사이트 멜론 모바일 앱은 아미가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SNL을 포함한 미국 프로모션을 마친 뒤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연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탄소년단을 의미하는 이니셜 'BTS'가 새겨진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여성이 이렇게 말한다. 방탄소년단 사진으로 둘러싼 방에 친구들과 앉은 채로다. BTS 콘서트에 입장하기 위해 캠핑을 하는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의 모습은 낯설지 않지만, 이 영상은 지난 11일 공개된 이래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아미를 자처한 영상 속 주인공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세계적 배우 에마 스톤이어서다. 그는 한국에서도 '라라랜드'와 '더 페이버릿:여왕의 여자' 주연으로 친숙한 배우로, 13일(현지시간) 미국 NBC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호스트를 맡는다. 해당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 최초 컴백 무대를 가질 예정인데, 호스트 스톤이 아미를 연기하며 현재 미국 내 방탄소년단 신드롬이 어느 정도인지 표현한 것이다.
`SNL` 예고편에서 BTS 팬을 연기하는 에마 스톤.
12일 방탄소년단이 신보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로 돌아왔다. 음반유통사 드림어스컴퍼니에 따르면 총 7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지난 11일까지 302만1822장의 선 주문량을 기록했다. 종전 방탄소년단이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로 세운 연간 누적 판매량 219만7808장(가온차트 지난해 연간 앨범차트 기준)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아울러 다음달부터는 전 세계 스타디움 투어에 돌입하는데 그 자체로 한국 가요계 새 역사를 열었다는 평가다. 북미와 유럽을 포함한 세계 순회공연을 진행하며 매 공연 3만명 이상을 동원해야 하는 스타디움 투어 형태를 채택한 건 한국 가수 중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글로벌 아티스트와 함께
2017년 미국 빌보드뮤직어워드(BBMA)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하며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된 방탄소년단은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번엔 글로벌 톱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이목을 집중시킨다.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에 수록된 '메이크 잇 라이트' 작곡에는 에드 시런이 참여했다. 브릿팝 부흥 일등공신인 시런은 빌보드 '핫100'(개별 노래 인기를 다루는 차트) 1위곡 2곡을 포함해 총 7곡을 빌보드 10위권에 올린 슈퍼스타다. 그는 지난해 11월 영국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을 정말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맵 오브 더 솔'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는 미국 팝스타 할시가 피처링을 맡았다. 2015년 데뷔한 할시는 허스키하면서도 숨소리가 많이 섞인 독특한 음색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가수이며 저스틴 비버, 캘빈 해리스 등 내로라하는 가수들과 협업해왔다. 체인스모커스의 대표곡 '클로저(Colser)'가 빌보드에서 12주나 1위를 차지하는 데는 그의 목소리가 큰 몫을 했다. 이번 방탄소년단 타이틀곡에서도 그가 인기 증폭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BBMA에는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을 두고, 밴드 마룬5, 이매진 드래건스와 경쟁한다. 한국인이 이 부문에 후보로 이름을 올린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공연 규모는 두 배가량 키운다. 올해 세계 순회 콘서트 '스피크 유어셀프'를 스타디움 공연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미국 스타디움 공연을 하며 세간의 화제가 된 바 있다. 각국 운동 경기장을 돌며 콘서트하는 스타디움 투어는 매회 3만명 이상 관객 동원력이 필요하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최근에 국제적으로도 테일러 스위프트 정도가 아니고는 월드 투어를 스타디움 투어로 진행한 사례가 거의 없다"고 의미 부여를 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투어에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이 포함돼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영국 국가 대표팀 홈구장으로 쓰이는 웸블리 스타디움은 총 좌석이 9만석으로 유럽 축구 경기장 중 두 번째로 크다. 가수로는 퀸, 비틀스, 마이클 잭슨, 뮤즈, 메탈리카를 비롯해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만 올랐다.
월드 투어는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9만석을 채워야 하는 6월 웸블리 공연이 90분 만에 동난 것을 포함해 곳곳에서 표가 삽시간에 동나며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총 공연 횟수를 늘렸다. 현재 8개 지역에서 16회 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투어 지역이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월드 투어로 관객 81만명을 동원한 바 있으며, 올해는 기록 경신이 예상된다.
◆ 빌보드 '핫100' 1위 오를지 주목
가요계에선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 타이틀곡으로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아티스트가 개별 노래 인기를 겨루는 이 차트에서 한국 가수가 세운 최고 기록은 싸이가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운 2위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페이크 러브(Fake Love)'로 10위, '아이돌(Idol)'로 11위에 오른 바 있다.
새롭게 핫100 1위를 노리는 노래는 이번 음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펑크 팝(펑크 록과 팝이 결합된 장르)'이다. 뮤직비디오에는 고전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오마주함으로써 뉴트로(New-tro·신세대 감성을 입은 복고)를 표방했다.
정병욱 음악평론가는 "반세기 전 작품을 오마주하는 콘셉트임에도 현재 빌보드 트렌드에 맞춘 할시 섭외, 색감 등 영상미, 미국에서 클래식 중 클래식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한 점은 시장 지향적인 전략으로 어느 정도 통할 만하다고 생각된다"며 "다만, 뉴트로 자체가 최근 경향이 아닌 점은 염려가 된다"고 말했다.
아미의 화력이 절정에 달한 상태라 이전보다 높은 순위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앨범은 전 세계 동시 발매될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은 컴백 무대로 미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 SNL을 택함으로써 관심도를 단시간에 끌어올리는 전략을 택했다.
글로벌 팬덤은 벌써 들썩이고 있다. SNL이 방송되는 뉴욕 록펠러 플라자 NBC 스튜디오 인근에는 며칠 전부터 선착순 배포 입장권을 구하려는 팬들이 밤샘 대기를 불사하며 긴 줄을 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12일 오후 6시 음반이 공개된 후 2시간 만에 타이틀 곡이 멜론, 엠넷, 벅스, 지니,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6개 음원사이트 1위를 휩쓸었다. 여타 수록곡들도 대부분 차트에서 10위권에 안착했다.
한때 이용자 기준 1위 음원사이트 멜론 모바일 앱은 아미가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은 SNL을 포함한 미국 프로모션을 마친 뒤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연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