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존경하던 어른" 故 조양호 회장 빈소에 정재계 조문행렬 이어져
입력 2019-04-12 17:03  | 수정 2019-04-12 17:11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가 오는 16일까지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회사장으로 열린다. 빈소 내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자리한 모습. [사진 제공 : 한진그룹]

"존경하던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가 1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다. 장례 첫날이지만 정재계 인사들은 속속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며 조문했다.
정재계 주요인사 중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은 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었다. 이날 낮 12시께 조문이 시작되자마자 부인과 함께 빈소를 찾은 정 이사장은 "장인께서 14년 전에 미국 뉴욕에서 받은 수술이 잘 안 돼 6개월 동안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다. 당시 산소마스크를 써야 하는 등 국내로 돌아오는 게 힘들었는데 (조 회장이) 비행기에 산소통을 싣는 것을 도와줘 감사했다"며 고인을 떠올렸다.
이어 "최근에 마음 고생을 많이 했을 텐데 제 때 위로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자주 뵙는 편은 아니었지만 가끔 뵙곤 했다. (조 회장이) 너무 빨리 돌아가셨다"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
동종 업계인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일찌감치 조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항공업계에서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셔서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구안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채권단과) 성실하게 협의하고 있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최태원 SJ그룹 회장은 오후 1시께 조문했다. 그는 "존경하는 재계의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최근 제기된 SK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 등 현안에 대해 질문이 나왔지만 답 없이 5분여 동안 유족을 위로하고 장례식장을 떠났다.
오후 들어 조문객이 몰리면서 한 때 빈소 밖으로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40분께 조문을 마친 청와대 정책실장은 "항공발전에 큰 역할을 하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리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빈소를 찾아 "말수는 적었지만 상대의 입장을 많이 생각하시던 분"이라며 애도했다.
유전병을 앓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팡이에 의지해 직접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은 "(조 회장은) 훌륭한 분이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실무적인 지식에 상당히 밝으셨던 분"이라며 "늘 이메일을 직접 읽고 쓰셨던 기억이 있다"고 고인을 기렸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정일영 인천국제공항 사장 등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배우 최불암 씨도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그는 어린이재단 후원회장으로 대한항공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에서는 조원태·조현아·조현민 삼남매가 조문객을 맞았다. 한진그룹 임직원도 장례식장 안팎에서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근조(謹弔)가 적힌 검은 띠를 가슴에 달았다.
조화는 이날 오전부터 속속 도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이 보낸 조화가 빈소로 들어갔다. 유족 측은 빈소를 비공개하고 부의금도 정중히 사절한단 입장을 전했다. 조 사장은 빈소에서 조문객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고마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로 운구하기 전까지 LA 인근 도시인 글렌데일에 있는 포레스트 론 메모리얼파크에 안치돼 있었던 조 회장의 시신은 이날 오전 4시42분께 대한항공 KE012편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조 회장이 평소 애정을 갖던 A380이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같은 비행편을 타고 입국했으며,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먼저 귀국해 장례를 준비했다.
조 사장은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음이 무겁다. (아버지의) 임종만 지키고 왔다. (조 회장이) 앞으로 가족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가라고 하셨다"며 고인의 유언을 전했다.
장례는 오는 16일까지 5일 동안 회사장으로 열린다. 한진그룹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를 위원장으로 장례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서용원 한진 사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우기홍 부사장과 이수근 부사장, 강두석 상무가 장례 집행부위원장을 맡았다. 발인은 오는 16일 오전 6시로,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 장지가 마련됐다.
한진그룹은 신촌세브란스병원 뿐만 아니라 서울 서소문 사옥과 등촌동 사옥, 지방 지점 등 국내 13곳과 미주, 일본, 구주, 중국, 동남아, CIS 등 6개 지역본부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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