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방식으로 이용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앱이 온라인상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 누리꾼은 자신의 트위터에 "야 돈 관리 어플, 너 좀 너무해"라며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봄 왔다고 막 쓰다가 벚꽃만 엔딩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라는 유머러스한 문구가 적혀있다. 가수 장범준의 노래 '벚꽃엔딩'처럼 통장 잔고도 끝이 날 수 있으니 과소비에 주의하라는 의미다. 해당 글은 트위터에서 2만3000회 이상 리트윗되며, 63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말로 때리네" "상처받았다" "0과 1로 이루어진 기계 주제에 네가 뭘 알아" 등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 또 "저거 무슨 앱이냐" "나도 쓸래" 등 앱에 관심을 보이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문구의 출처는 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에서 제공하는 '금융비서'의 알림 메시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비서는 이용자들의 금융 내역을 정리해 분석하는 등 이름처럼 비서 역할을 톡톡히 해 뱅크샐러드의 다양한 서비스 중에서도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기능이다.
해당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불필요한 지출이 포착될 때마다 적재적소의 상황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가차 없이 일침을 가한다는 점에서 누리꾼들 사이 '팩트폭력(사실을 기반으로 상대방의 정곡을 찌르는 행위) 어플'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경고 메시지는 ▲택시 ▲카페 ▲음주 ▲온라인쇼핑 ▲카드 할부 등 이용자의 지출 분야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택시를 평소보다 자주 이용했을 때는 "차라리 차를 사시는 게 어떨까요?"라는 메시지로 이용자를 뜨끔하게 만들기도 하는가 하면, 늦은 밤 온라인 쇼핑을 3회 이상 지속한 경우 "11시 이후 인터넷 쇼핑은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닙니다"라며 핀잔을 주기도 한다. 음주 다음날에는 "저기, 어제 기억은 나시는 거죠?"라는 위트있는 메시지를 보내 웃음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이용자가 사전에 정해 놓은 예산을 넘겼을 때 예산 초과를 알리는 팝업창을 띄우거나, 지난 몇 달 간 평균 지출액에 비교해 지출액이 높게 나타난 경우 '과소비 경보'를 3단계에 걸쳐 발령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자들의 통장 잔고를 지켜낸다.
반면 합리적인 소비 행태가 돋보이거나 지출이 줄어들었을 때는 "이번주는 좀 알뜰하게 지출하셨군요" "이런 일주일을 계속 쌓아간다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어요" 등 아낌없는 칭찬을 선사한다.
이용자들은 신선하면서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반응이다. 한 서비스 이용자는 "매주 성적표를 받는 느낌"이라며 "이제는 지출 전 앱을 의식해 조심하게 된다"고 블로그에 후기를 남겼다. 또 "금융비서한테 택시비 줄였다고 칭찬받았다"며 뿌듯한 기색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었다.
실제로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로부터 과소비 지적을 받은 고객 중 70%가 3개월 평균 소비액을 이전보다 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형적인 '당근과 채찍' 전략이지만, 무분별한 지출에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성공한 셈이다.
금융비서 서비스를 총괄하는 조욱진 뱅크샐러드 PMO는 "고객들이 돈 관리를 제대로 하고 금융 혜택을 얻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물론 자산·신용관리 영역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