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日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문제없다"

원전사고 피해지역인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간 무역분쟁에서 한국이 승소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후쿠시마현 등 일본 내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을 현행과 같이 계속 규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1일(현지 시간)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제소 판결에서 WTO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1심 판정을 뒤집고 최종심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WTO는 판정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입 금지 조치는 WTO의 위생 및 식물위생(SPS) 협정에 모두 합치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당한 무역 제한도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 일본산 식품의 수입에 대한 안전 규제를 도입했다. 이어 2013년 도쿄전력의 방사능 누출 조사결과 발표 이후, 일본 후쿠시마현을 비롯한 인근 8개 현에서 잡히는 모든 수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 조치했다. 일본은 2015년 5월 WTO에 한국의 이 같은 일괄적인 규제가 부당하다고 제소했다.
지난해 2월 WTO 분쟁해결기구는 한국의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 일본이 제기한 4개 쟁점 가운데 검사절차를 제외한 3개(차별성, 무역제한성, 투명성)에서 WTO의 위생 및 식물위생(SPS) 협정에 불합치한다며 일본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이번 최종 판결에서도 한국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일본은 8개 현 수산물 가운데 28종에 대해서는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WTO 상소기구가 분쟁해결기구의 1심 판결을 뒤집으면서 12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WTO 최종 판정을 높이 평가하며 환영한다"며 현행과 같이 일본산 식품에 대한 현행 검역 규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규제는 △후쿠시마 주변 8개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금지 △일본산 식품에서 세슘 미량 검출 시 추가 17개 핵종 검사증명서 요구 △국내외 식품에 대한 세슘 기준 강화(kg당 370Bq→100Bq) 등이다.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