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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지금 사도 될까?…증권가 "투자 유의" 당부
입력 2019-04-12 14:04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주주들이 총회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 이충우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 계획안을 제출했다는 소식에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주가 회복 강도가 과도하다고 보고 투자 유의를 당부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49분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전일 대비 1050원(24.25%) 오른 538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10%대 급등하며 장을 마감한 데 이어 이날은 20%대 치솟았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박삼구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그룹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으로 5000억원을 신규 지원해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향후 3년 동안 경영정상화 이행 여부를 평가받아 목표에 미달하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할 수 있다는 자구안도 냈다.
하지만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자구안에 사실상 '퇴짜'를 놓았다. 이들은 11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주재로 회의를 열어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없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미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연일 급등세를 보이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유동성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추격 매수에 주의를 당부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감사의견 한정 의견을 받았을 때보다도 현재 주가가 많이 오른 상황인데 추격매수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에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나와 유동성 관련 리스크가 다 해소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시아나항공의 현 주가가 너무 비싸다"며 "막연히 매각 효과를 누리기 위해 개인 위주로 매수에 나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이 향후 감자 등을 통해 기존 주주의 희생을 요구할수도 있다"며 "감사보고서 이벤트가 터지기 전에도 비싼 상황이었는데, 현재 주가 회복 강도가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수정 제출한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7조1834억원으로 전년대비 8.9% 늘었으나 영업이익 282억원으로 같은 기준 88.5% 줄었다. 당기순손실 195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양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돼 주인이 바뀐다고 해도 회사 실적이 단기간에 좋아지지 않는다"며 "단거리 노선은 LCC(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안 좋고, 장거리 노선은 대한항공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포지셔닝이 애매한 상황이다. 현재 밸류에이션도 싸지 않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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