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단 바시르 대통령, 군부 쿠데타로 30년 집권 막 내려
입력 2019-04-12 09:26  | 수정 2019-04-19 10:05
북아프리카 수단/사진=구글 캡처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됐습니다.

그러나 수단 시위대가 또 다른 군부 통치에 반발하고 있어 정국이 쉽게 안정될지는 불투명합니다.

수단 부통령이자 국방장관인 아와드 이븐 아우프는 현지시간으로 어제(11일) 국영TV로 발표한 성명에서 "정권을 전복했다"고 선언하며, 바시르 대통령을 안전한 곳에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습니다.

이븐 아우프 장관은 이어 군사위원회가 앞으로 2년간 국가를 통치하고, 과도기 말에 공정한 선거를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3개월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헌법의 효력을 정지한다고도 발표했습니다.

성명에는 영공을 24시간 동안 폐쇄하고 국경 통행로를 추가 발표가 있을 때까지 폐쇄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수단 정보·보안당국은 이날 전국에서 모든 정치범을 석방한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시르가 삼엄한 경비 속에 대통령 관저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수단 야당 지도자인 사디크 알-마흐디의 아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바시르와 많은 무슬림형제단 지도자들이 가택연금 상태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군부 쿠데타 과정에서 정확한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날 하르툼 거리에서 탱크와 장갑차들이 목격됐으며 국방부 건물 주변에는 군인들이 대거 배치됐습니다.

외신은 군인들이 바시르 대통령의 집권 여당 '이슬람운동' 본부를 급습했다고 전했습니다.

군부가 바시르 대통령의 축출을 발표했지만, 시위대는 민간정부를 요구하며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시위 단체들의 연합인 '자유와 변화를 위한 연합'은 이날 국방장관의 발표가 나온 뒤 성명을 내고 "정권이 같은 얼굴들을 떠올리게 하는 군사 쿠데타를 했다"며 "우리는 쿠데타 성명의 모든 내용을 거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국민에게 군 본부 앞과 모든 지역, 거리에서 농성을 계속할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수단을 30년간 통치한 바시르는 이번 쿠데타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지 넉 달 만에 쫓겨났습니다.

작년 12월 19일 정부의 빵값 인상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시작으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특히 지난 6일 시위대 수천명이 국방부 건물 주변에서 텐트 농성에 나섰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20여명이 숨졌습니다.

최근 시위를 방관하던 군부가 정권에 등을 돌리면서 바시르는 권력에서 밀려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직업군인 출신인 바시르 대통령은 1989년 6월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고 국가비상령을 선포한 뒤 무혈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습니다.

바시르 대통령은 집권 기간 수단을 이슬람 국가로 전환하고 기독교 세력을 소외시켰습니다.

다르푸르 내전은 2003년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를 주축으로 한 반군과 정부 간 무력 충돌에서 시작했고 이로 인해 사망자 30만명과 난민 200만명이 발생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09년과 2010년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바시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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