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올 1분기 실적 부진이 예고된 철강업체 주식을 대량 매입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2분기부터 중국 철강 수요가 살아나면서 최근 급등한 원재료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특히 외국인이 올해 1000억원 이상 사들이고 있는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파는 자동차 강판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해 높은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11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95달러 수준이다. 작년 말(70달러)보다 35.7%나 올랐다. 연초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 광산 붕괴로 인한 저장시설 해체와 최근 호주 서부지역에 발생한 사이클론 영향으로 철광석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라 국내 철강사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값을 제공하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포스코 영업이익은 1조1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20% 줄어든 2347억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동국제강은 작년 1분기보다 75.3% 급증한 361억원으로 추정됐다. 동국제강은 작년 1분기 대대적인 공장 보수작업을 하느라 영업이익이 206억원에 그쳐 올 1분기를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도 외국인은 철강 3사 주식을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19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월별 순매수 규모는 지난 3월 743억원에서 이달 11일까지 1017억원으로 4월 들어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 경기 회복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5로 전월(49.2) 대비 1.3포인트 상승했고,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8로 경기 분기점인 50을 넘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부터는 중국향 철강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수요가 살아나면 국내 철강사들이 그동안 오른 원재료 인상분을 철강제품에 반영할 수 있어 실적이 개선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협상 기대감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2분기 중국 경기지표가 회복되면서 4월 철강가격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실적 개선 폭은 업체별로 차별화될 전망이다. 포스코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조8161억원으로 작년(5조5426억원)보다 13.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현대제철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조261억원에서 1조2219억원으로 19.1%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동국제강은 '기저 효과' 등이 반영돼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0.1% 증가한 1886억원으로 예측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간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는 각종 영업비용과 자동차 강판 물량 차이 때문이다. 포스코 직원의 작년 평균 급여액은 9800만원으로 전년(8800만원) 대비 11.4% 늘어났다. 반면 현대제철은 평균 급여가 8500만원에서 8400만원으로 1.2% 감소해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로 보내는 자동차 강판 물량이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많은 연간 500만t이다. 자동차 강판은 주요 철강제품 중 가장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현대제철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각종 신차 효과로 현대·기아차 실적이 살아나면서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 실적도 덩달아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자동차업체와 철강사가 차 강판 가격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는데 자동차업체 실적 증가와 철강사 원료 부담이 계속되면 인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 들어 11일까지 현대제철 주식을 1171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다. 같은 기간 포스코(697억원)보다 큰 규모다.
주식지표로 보면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에서는 포스코(7.89배)가 현대제철(8.97배)보다 저평가돼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로는 현대제철이 0.36배에 불과해 주요 철강사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 2분기부터 중국 철강 수요가 살아나면서 최근 급등한 원재료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해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특히 외국인이 올해 1000억원 이상 사들이고 있는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에 파는 자동차 강판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해 높은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11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t당 95달러 수준이다. 작년 말(70달러)보다 35.7%나 올랐다. 연초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 광산 붕괴로 인한 저장시설 해체와 최근 호주 서부지역에 발생한 사이클론 영향으로 철광석 공급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라 국내 철강사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값을 제공하는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포스코 영업이익은 1조1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은 20% 줄어든 2347억원으로 전망된다. 다만 동국제강은 작년 1분기보다 75.3% 급증한 361억원으로 추정됐다. 동국제강은 작년 1분기 대대적인 공장 보수작업을 하느라 영업이익이 206억원에 그쳐 올 1분기를 실질적인 실적 개선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 악화에도 외국인은 철강 3사 주식을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19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월별 순매수 규모는 지난 3월 743억원에서 이달 11일까지 1017억원으로 4월 들어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 경기 회복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5로 전월(49.2) 대비 1.3포인트 상승했고,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8로 경기 분기점인 50을 넘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부터는 중국향 철강 수급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수요가 살아나면 국내 철강사들이 그동안 오른 원재료 인상분을 철강제품에 반영할 수 있어 실적이 개선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협상 기대감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해 2분기 중국 경기지표가 회복되면서 4월 철강가격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실적 개선 폭은 업체별로 차별화될 전망이다. 포스코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조8161억원으로 작년(5조5426억원)보다 13.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현대제철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조261억원에서 1조2219억원으로 19.1%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동국제강은 '기저 효과' 등이 반영돼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0.1% 증가한 1886억원으로 예측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간 희비가 엇갈리는 이유는 각종 영업비용과 자동차 강판 물량 차이 때문이다. 포스코 직원의 작년 평균 급여액은 9800만원으로 전년(8800만원) 대비 11.4% 늘어났다. 반면 현대제철은 평균 급여가 8500만원에서 8400만원으로 1.2% 감소해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로 보내는 자동차 강판 물량이 국내 철강사 중 가장 많은 연간 500만t이다. 자동차 강판은 주요 철강제품 중 가장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현대제철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올해 각종 신차 효과로 현대·기아차 실적이 살아나면서 현대차그룹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 실적도 덩달아 회복될 것"이라며 "현재 자동차업체와 철강사가 차 강판 가격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는데 자동차업체 실적 증가와 철강사 원료 부담이 계속되면 인상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올 들어 11일까지 현대제철 주식을 1171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다. 같은 기간 포스코(697억원)보다 큰 규모다.
주식지표로 보면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에서는 포스코(7.89배)가 현대제철(8.97배)보다 저평가돼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로는 현대제철이 0.36배에 불과해 주요 철강사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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