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기 `훨훨`…공매도 세력 큰일났네
입력 2019-04-11 17:44  | 수정 2019-04-11 20:03
높은 공매도 비중에도 삼성전기 주가가 뛰고 있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공매도 압력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셀트리온, 두산인프라코어, 호텔신라 등 공매도 비중 상위에 이름을 올린 다른 종목들의 주가도 상승 흐름을 탄 모습을 보였다. 11일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 포털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삼성전기다. 삼성전기의 시총은 8조2000억원대인 데 비해 공매도 잔액은 1조603억원에 달해 시총의 약 12.85%를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올해 들어 공매도 잔액 비중이 1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는 유일한 기업이다.
공매도 압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전기 주가는 상승세다. 이날 삼성전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6% 오른 11만3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6일 종가는 9만8200원이었으나 불과 10여 거래일 만에 약 15% 올랐다.
삼성전기에 공매도가 본격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지난해 9월 초까지 삼성전기 공매도 잔액은 10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10월 말에는 1조원까지 불어났다. 두 달 사이에 10배나 늘어난 셈이다. 삼성전기 주력 제품인 MLCC는 주요 정보기술(IT)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이다. IT 업황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삼성전기 공매도 잔액도 크게 늘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과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확대로 MLCC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향후 삼성전기 실적을 더욱 개선할 수 있는 요인이다. 최근 주가 상승세 역시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기의 공매도 잔액은 신규 유입이 늘었다기보다는 지난해 3~4분기에 들어온 포지션이 아직 버티고 있는 걸로 봐야 한다"며 "올해 하반기 MLCC 가격 상승이 예상되고 주가 상승 여력도 남아 있는 만큼 공매도 포지션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다른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들도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9일 기준으로 셀트리온, 두산인프라코어, 호텔신라가 각각 시총 대비 공매도 잔액 비중이 9.67%, 9.34%, 7.94%를 기록해 삼성전기의 뒤를 잇고 있다. 세 종목 모두 이달 들어 주가가 올랐다. 지난달 종가 대비 셀트리온 주가는 16.3% 올랐으며 두산인프라코어와 호텔신라 역시 같은 기간 각각 7%, 10.6% 수익률을 기록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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