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155호 울진 성류굴에서 1천 200여 년 전인 신라 원성왕 14년(798)에 화랑과 승려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발견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울진군 관계자들이 지난 3월 21일 성류굴 종합정비계획 수립을 위해 동굴을 조사하던 중 입구에서 230여m 떨어진 지점 주변에서 명문 30여 개를 확인했다고 오늘(11일) 밝혔습니다.
성류굴은 지난 2015년 입구 위 바위에 신라시대 금석문 수십 자가 새겨졌다는 사실이 소개됐으나, 동굴 내부에서 명문이 발견되기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영사 계곡 부근에 있는 성류굴은 전체 길이가 약 800m인 석회암 동굴로, 글씨는 석주·석순·암벽에 음각 형태로 새겼습니다. 글자 크기는 다양하며, 대부분 정자체인 해서(楷書)이고 일부가 약간 흘려서 쓴 행서(行書)로 조사됐습니다.
명문 중 하나는 '정원십사년 무인팔월이십오일 범렴행'(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으로, 정원 14년 8월 25일에 승려 범렴이 다녀갔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정원(貞元)은 중국 당나라 황제 덕종(재위 779∼805)이 785년부터 사용한 연호입니다. 이 명문 근처에는 화랑 이름인 '공랑'(共郞), '임랑'(林郞)이라는 글자도 존재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성류굴이 신라시대 화랑이나 승려들이 찾아오는 유명한 명승지였으며, 수련 장소로도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