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1차 의료기관 가운데 치료가 양호한 동네의원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고혈압과 당뇨병 치료가 우수한 동네의원 정보를 11일 심평원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고혈압 관리 의원 2만1000여 곳과 당뇨병 관리 의원 1만7000여 곳(상호 중복 가능)을 대상으로 치료 지속성과 약 처방 적절성, 검사 영역 등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고혈압 관리 우수 의원은 총 5711곳으로 전년도보다 173곳 늘었고 당뇨병 관리 우수 의원도 3549개로 전년도보다 236개 증가했다. 두 질환 관리를 모두 잘하는 곳은 2342곳이었다.
양호 기관은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돼 있지만 서울보다는 지방 의원 가운데 우수한 곳 비율이 더 높았다. 고혈압 우수 의원 비율은 전국적으로 평균 31.2%, 당뇨병은 25%였지만 서울의 경우 모두 이 평균보다 낮은 25%와 24.4%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고혈압의 경우 전남 지역의 우수 의원 비율이 40.8%로 가장 높았고 강원 38.3%, 울산 37%, 충북 35.9% 등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관리 부문에선 대구 지역 우수 의원 비율이 34.5%로 가장 높았고 강원 30.6%, 울산 30%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고혈압·당뇨병 외래진료 환자 수는 917만명으로 전년보다 36만명 늘었고 두 질환이 같이 있는 환자도 전년보다 10만명 늘어 194만명을 기록했다. 두 질환이 같이 있는 환자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환자가 41.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두 질환의 경우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정도가 치료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연령층의 처방일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고혈압과 당뇨병 질환 관리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환자 가운데 혈압강하제 등을 처방받은 일수 비율은 평균 90.5%였지만 30대와 40대는 각각 83.6%와 97.1%로 평균을 밑돌았다. 당뇨병 환자들이 시력 관련 합병증 위험을 진단하는 안저검사 시행률은 44.6%로 매우 낮았다.
고혈압·당뇨병으로 1개 의료기관에서 약 처방 등 관리를 받는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환자보다 입원하는 경우가 더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고혈압으로 1개 의료기관만 이용한 환자 10만명당 입원환자 수는 37.7명이었지만 여러 의료기관을 이용한 경우 66.4명으로 2배 가까이 더 많았다. 당뇨병 역시 병원 1곳만 사용한 환자 10만명당 입원환자는 226.1명이었지만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닌 경우 425.1명으로 치솟았다.
박인기 심평원 평가관리실장은 "고혈압과 당뇨병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받고 단골 동네의원에서 꾸준하게 관리하는 게 좋다"며 "이번 평가 결과가 낮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의료 질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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