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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닝 9득점·16득점…충격의 빅이닝이 왜 속출할까
입력 2019-04-10 12:11 
지난주말 한화 빅이닝의 중심에 있었던 롯데 윤길현. 사진=MK스포츠 DB
4월 첫째 주말, 프로야구에는 충격적인 빅이닝이 속출했다. 빅이닝의 주역은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였다.
최근 프로야구 트랜드는 타고투저다. 타고투저가 고착화되며서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여러 방면에서 손을 쓰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을 조정하기도 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공인구 반발력 계수를 낮췄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은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예년과 비교했을 때 홈런수가 줄었고, 예전 같으면 넘어간다고 생각했던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나 분명 타구의 비거리가 줄긴 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타고투저 흐름인 경우가 많다. 지난 6일 광주에서 열린 키움과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그랬다. 이날 키움은 3-3으로 동점인 5회초 9점을 냈다.
한 이닝이 끝나는데 37분이 걸렸다. KIA는 3명(이민우-이준영-문경찬)의 투수가 14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9실점했다. 안타를 6개 허용했고, 볼넷은 4개를 줬다. 그 이닝에 선발로 나선 타자들이 모두 득점했다. 기록지 한 줄이 모두 득점표시가 됐다.
다음날 부산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화는 롯데 자이언츠에 0-1로 뒤진 3회초 무려 20명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정은원과 제러드 호잉의 홈런포를 포함해 3회초에만 13안타를 몰아치며 16점을 올린 것이다. 모두 KBO리그 한이닝 최다득점, 최다안타 기록이다.
3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롯데 선발 장시환은 정은원한테 맞은 스리런 홈런 포함 안타 4개 볼넷 2개를 내주며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6실점 한 뒤 강판됐다. 뒤이어 올라온 윤길현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긴 했지만 호잉에 맞은 스리런홈런 포함 9피안타 1볼넷으로 10실점했다.
두 경기는 빅이닝이 아니라 빅빅빅빅빅이닝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량 득점 내지는 대량 실점의 양상이었다. 특히 빅이닝을 내준 KIA나 롯데 입장은 처참했다. 한이닝 9실점을 내주고 4-14로 패한 다음날인 7일 김기태 KIA감독은 어제 얘기는 별로 할 얘기가 없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물론 빅이닝을 만든 쪽 입장도 유쾌하지만은 않다. 키움 관계자는 한 이닝에 선발전원득점이 나오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야수 실책이 겹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키움-KIA전의 경우에는 KIA 2루수 실책이 겹쳤다. 한화-롯데전은 롯데 유격수 실책이 나왔다. 10실점한 윤길현의 자책점이 2점 뿐인 이유가 바로 실책과 관련있기 때문이다.
물론 수비 쪽에 책임을 전가하기도 어렵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수비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야수들, 특히 내야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주말에 나왔던 두 차례 빅이닝도 그렇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빅이닝에 숨겨진 공식은 찾기는 어렵다. 투수들의 볼넷 퍼레이드와 난타 행진에 야수들의 집중력까지 저하되며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실점이 늘어나는 악순환인 것이다. 반대로 수비실책으로 주자가 나가면서 투수가 흔들려 볼넷과 난타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 정도로 정리가 된다. 투수와 수비가 모두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일 경우에 빅이닝은 당연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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