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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마저? 국제대회 존재감 옅어지는 야구의 위기
입력 2019-04-09 16:02  | 수정 2019-04-09 20:45
한국야구의 메달밭인 아시안게임 야구종목이 다음 항저우 대회부터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모습. 사진=MK스포츠 DB
야구가 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서도 제외됐다. 국제대회 존재감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9일 세부종목을 발표했는데 야구는 없었다.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메이저 구기종목들은 여전히 포함됐다. 야구는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서 정식종목이 됐고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때부터 프로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됐다.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명맥을 유지했으나 다음 대회서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단, 아직 추가종목으로 포함될 여지는 남아 있다. 종목변수가 많은 아시안게임 특성상 결코 낮지만은 않은 가능성이다.
야구가 아시안게임 종목서 제외된다면 이는 국내야구계 및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로 대표되는 국제 야구계에 충격적 소식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은메달, 2006년 카타르도하 대회 동메달 제외 나머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만큼 확실한 메달밭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안게임 대회 국내 바람몰이를 이끄는 촉매제 역할도 했다. 익숙한 프로선수들이 총 출동하는 야구는 축구와 함께 국제대회 단연 인기종목. 여기에 운명의 한일전, 매번 긴장감 넘치는 한국-대만전 등 재미있는 요소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금메달과 함께 얻게 되는 합법적 병역혜택으로 인해 프로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기도 했다. 지난 1998년 방콕을 시작으로 박찬호, 추신수, 강정호 등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이로 인한 혜택을 입었고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물론 이 제도로 인해 병역특혜 논란이 일었고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는 초유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 팬들 반대 및 대표팀 감독, 총재의 국정감사 출석 등 야구계가 큰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나아가 야구 국제화를 위한 WBSC의 노력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야구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야구강국 일본의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로 일시 부활하게 됐으나 이어 열릴 2024년 파리올림픽서 다시 제외되며 불안한 입지를 증명한 상태.
국내외서 시도되는 야구국제화 흐름은 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서도 좁아지는 야구의 입지를 되살릴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국제화 흐름에서 볼 때 아시안게임 종목제외 영향이 그리 크지 않고 이 또한 2026년 아시안게임이 야구강국 일본 나고야에서 개최되기에 부활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2030년 아시안게임 역시 아직 개최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능성 높은 국내에서 개최된다면 다시 부활 및 유지의 확률이 크다.
그렇지만 그만큼 국제대회서 야구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에 국제화 흐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분명하다. 현재 WBSC는 야구 국제화를 위해 일부 대회 한정 7이닝 축소까지 결정 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직 건재하고 그마저도 자국 흐름에 신경을 쓴 조치라지만 메이저리그 역시 위기 속 많은 변화에 나서는 상황.
이 모든 국내외 야구부흥 바람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올림픽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야구가 국제대회서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향후 프로리그에만 집중해도 충분한 미국, 일본 등이 국제대회 유지에 더는 발 벗고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병역특혜 비판 및 늘어지는 일정으로 인한 논란 속 다음 항저우 대회부터는 리그 중단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야구가 출전도 하지 않게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게 됐다.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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