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협력사 직원 보호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본사 직원들부터 감정노동관리사 자격증을 따는 등 고객과 접점에 있는 협력사 직원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이다.
9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협력사원, 서비스데스크 사원 등 감정노동자를 케어하기 위해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점포에서 '감정노동관리사'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협력사원이라고 하면 백화점 내 입점한 브랜드 소속 판매원들을 말하는데 최일선에서 고객 응대를 하며 감정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이들을 보호하는 일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며 "고객의 컴플레인 등으로 고충을 겪는 협력사원들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하면 더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같은 제도를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정노동관리사가 되기 위해선 한국감정노동인증원에서 실시하는 시험에 응시해 합격을 해야한다. 지난해 10월 이른바 '감정노동 보호법'이 개정·시행된 후 각 기업별로 감정노동관리사 응시생은 늘고 있는 추세다. 응시생이 증가하면서 합격의 문턱 또한 높아지는 가운데 유통업계에선 현대백화점이 단연 응시생도 합격생도 많다는 게 한국감정노동인증원 측 설명이다.
[사진제공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재 총 63명의 직원들이 관련 자격을 취득해 감정노동관리사로 근무하고 있다. 올해 내 총 150명이 자격을 취득하도록 현대백화점은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직원들의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험비나 교재비, 발급비 등의 비용을 전부 부담하고 있다.이 백화점 직원은 "감정노동관리사란 자격증 취득을 위해 틈틈히 공부를 해야하고, 또 주말에 시간을 할애해 시험을 치러야한다"면서도 "하지만 백화점의 전폭적인 지원 분위기 속에 많은 동기 부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지난해 9월부터 협력사원들의 쉴 권리와 앉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현대백화점은 여러분의 앉을 권리와 함께 합니다'라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해당 내용이 들어간 포스터는 협력사원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와 휴게실 등에 비치해뒀다. 고객을 직접 응대하며 백화점의 얼굴이 바로 협력사원들인 만큼 이들의 마음이 편안해야 양질의 서비스가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10월에는 '감정노동자 보호와 문제행동 소비자 대처방안 가이드북'을 전 점포 고객상담실과 협력사에 배포해 감정노동자 보호에 나섰다. 가이드북은 문제행동 소비자의 실제 사례를 분석해 만들어졌으며, 고객의 위법 행동시 적용할 법률 조항 및 법적 처리절차가 포함돼 있다.
이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상무)은 "고객에 대해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백화점의 기본"이라며 "그러나 이를 악용하려는 소비자에게는 백화점이 나서서 협력사원과 직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며 앞으로도 고객과 직원을 함께 케어할 수 있는 여러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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