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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 `이몽` 감독 "일본인도 봐야 할 국민드라마" 이유있는 자신감
입력 2019-04-09 15:26  | 수정 2019-04-09 15:3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2019년, MBC가 이를 기념한 묵직한 시대극 '이몽'을 선보인다. '제2의 여명의 눈동자'를 꿈꾸며 시작한 이 드라마가 대한민국 역사의 아픔을 위로하고 한국 드라마사에 의미 있는 족적이 될 지 주목된다.
오는 5월 방송 예정인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태왕사신기',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을 연출한 윤상호 감독과 '아이리스', '미씽나인' 등의 극본을 집필한 조규원 작가가 의기투합한 가운데 이요원, 유지태, 임주환, 남규리, 이해영 등이 전면 배치됐다.
무엇보다 드라마는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드라마로 기획됐다는 점, 의열단장이자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 인물인 약산 김원봉을 전면에 대세웠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M라운지에서 진행된 감독과의 대화 행사에서 연출자 윤상호 PD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재미와 감동을 같이 담으면서 시청자에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고자 하는 강한 의도가 작품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몽' 김승모 책임프로듀서(CP)는 "'이몽'은 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이런 드라마 하나 없으면 너무 죄송할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며 "자금적으로나 리스크적으로 부담이 있지만 꼭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 시절을 살았던 분들이 역사라서, 위인이라서 기억하기보다는 드라마적 재미로 봐주시고, 가슴으로 찾아보시고 그러다 더 알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드라마로서 재미있게 보시고 그분들을 좋아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일제 강점기인 1920~30년대를 산 인물들의 서로 다른 꿈과 행동을 이야기한다. 김CP는 "'이몽'은 같은 목표의 다른 방식을 의미한다. 당시는 대한민국 독립이라는 굉장히 선명하고, 누구나 당연히 생각할 수있는 일치된 목표가 있었지만 방법적으로는 다양한 의견과 갈등이 있었고, 그럼에도 힘을 합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임시정부라는 우리나라 대표축과, 다른 노선을 걸었지만 협력한 의열단을 통해 근대사와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김원봉은 당연히 나와야 하는 인물이라 선택했고, 많은 운동가들과 그 시대를 살아간 모든 분들을 기리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윤PD 역시 "'이몽'을 직역하면 다른 꿈이라는 뜻인데, 이몽 안에 숨겨진 일몽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을 두고서도 여러 많은 분들이 다른 노선으로 독립운동을 해가면서 싸우기도 했다. 독립을 두고서도 각자 다른 생각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가 우리 드라마 안에서도 재미있게 들어가 있다. 그 안에서 과연 일몽은 무엇이냐를 이야기하는, 게 이몽 속에 담긴 또 하나의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의열단장 이후 월북 등의 개인사를 지닌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택한 데 대한 정치적 부담감에 대해 윤PD는 "우리 드라마는 약산 김원봉 선생에 대한 드라마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윤PD는 "약산 김원봉의 일대기를 다룬다는 것은 굉장히 예민할 수 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은 제작진도 방송국도 쉽지 않다"며 "김원봉은 의열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의열단은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단체다. 그 단체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김원봉을 그냥 덮을 순 없었고 그 인물을 상징적으로 내세웠다 보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최초 이영애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여주인공이 이요원으로 최종 변경됐다. 캐스팅 후문에 대해 윤PD는 "'이몽'은 이영애와의 전작 인연으로 시작해 이 작품이 처음 기획되기 시작했다. 매우 열정적으로 작업 과정 밟아오다가 배우의 스케줄과 일정 문제들로 인해 배우가 바뀌는 과정이 한 차례 있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윤PD는 "현재 김원봉 역 맡은 유지태가 캐스팅되는 과정에 여러 남자 배우가 후보로 물망에 올랐으나, 우리가 유지태를 선택한 이유는 큰 나무 같은 느낌이 컸던 것 같다. 큰 나무 같은 느낌이, 중량감이 연출하는 입장에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지태의 감정 몰입도와 진정성이 굉장히 뛰어나다. 액션 배우보다 더 액션을 잘 한다"고 극찬하기도.
이요원에 대해서는 "감사드리는 게, 먼저 거론됐던 여배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기획의도와 대본을 높이 사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극중 이영진 역할에 뛰어들어줬다. 굉장히 열연했다. 그 또한 이요원이 '이몽'에 주인공으로서 운명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몽'은 당초 총 제작비 250억 대작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여건상 200억보다 적은 예산으로 제작 중이다. 윤PD는 "큰 예산에서 줄어들어 감당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지혜롭게 판단했던 게, 해외에서 크게 써야 할 항목들을 잘 조절하면서 국내 여러 기술력을 활용해 외화를 낭비하지 않고 썼던 게 돌이켜보면 훌륭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방영도 희망했다. 김CP는 "중국과 MOU가 있었다. 드라마 교류를 통해 한-중 관계도 개선하고, 항일드라마다 보니 중국 정서도 통하거나 기호와 맞을 것 같아서, 중국에서 방영하기 위한 노력을 양측에서 계속 하고 있다. 물론 그 노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라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PD는 "이 드라마는 사실 일본 분들이 꼭 봐야 한다"는 도발적인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일본인들이 봤을 때 저런 일본인도 존재했구나 할 정도로, '이몽' 안에 의미 있는 일본 분들도 등장한다. 조선인도 있지만 일본인 관전 포인트도 있다"며 "방송 되고 나면 일본에서도 보지 않을까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미화로 인한 역사 왜곡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윤PD는 "왜곡이 아니라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라고 봐주면 좋겠다. 원래 있었던 역사적 사실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약간 드라마틱하게 변형시킨 데 대해 마음의 여유를 갖고 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윤PD의 바람처럼 '이몽'이 국민 드라마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5월 4일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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