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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外人타자 걱정 끝!…‘강한 2번’ 꿰찬 페르난데스 [이종열의 진짜타자]
입력 2019-04-09 10:20 
두산의 고민거리인 외국인 타자 문제를 해소하고 있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사진=MK스포츠 DB
타석에서 볼을 아주 잘 본다.”
처음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처음 봤을 때 선구안이 뛰어난 타자라는 느낌이 팍 들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르는 동안 호쾌한 장타보다는 타석에서 볼을 골라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역시 주변에서 타격 능력보다는 선구안이 좋은 타자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 보름 정도 지난 현 시점에서 페르난데스가 강한 2번타자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두산의 핵심 타자로 등장했다. 8일 현재 총 14경기에서 4개의 결승타와 득점권 타율 0.583(12타수 7안타)로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을 펼치는 타자 중 하나다. 이제, 페르난데스의 타격을 분석해보도록 하자.
페르난데스의 컨택 포인트는 상당히 앞쪽에 형성된다. 타석에서 이상적인 컨텍 포인트는 타자 앞 다리 20cm 전후의 위치로 배트에 힘이 가장 강한 위치를 의미한다. 스포츠 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에 의하면 지난 7일 홈런 타구속도는 무려 171.3km가 나왔다. 그렇다고 무조건 앞에서 컨택되는 것이 아니라 배트가 몸에 잘 붙어 나와야 한다.
일명 ‘인 아웃 스윙이 잘 돼야 타구가 우측으로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나가게 된다. 인 아웃스윙이란 뒷팔(왼손 타자의 왼팔)을 최대한 몸통에 붙여 스윙하는 기술이다. 배트를 잡은 팔을 몸통에 바짝 붙이고 돌리면서 허리와 골반의 회전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사진1. 두산 페르난데스 컨택포인트. 데이터제공=스포츠투아이 PTS(투구추적시스템)
그래서 페르난데스는 빗맞은 안타도 잘 나온다. 특히 먹힌 타구가 3루 뒤쪽 그리고 1루수 뒤쪽에 안타가 되기 위해서는 볼을 이겨내야 하는데 배트를 몸통에 붙여 나오기 때문에 가능하다. 개막 후 14경기에서 타율 0.404(리그 2위), 21안타(공동 1위), 2홈런, 14타점(공동 2위)의 성적은 좋은 선구안으로 볼을 골라낸 후 본인이 가장 잘 공략할 수 있는 볼을 때려낸 결과이다.

홈런을 때린 영상에서 보면, 컨택포인트에서 뒷다리(왼발)가 지면에서 살짝 들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뒤에 있던 체중이 균형을 유지하며 앞다리로 옮겨지고 강한 파워를 볼에 싣는 동작이다. 이 동작은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브라이스 하퍼의 타격 동작과 흡사하다. 이상적인 체중 이동과 강한 파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컨택포인트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만들어내는 영역이다.
정경배 두산 타격코치는 페르난데스가 좋은 스윙을 하기 위해 연습할 때 의도적으로 위로 올려치는 스윙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페르난데스의 스윙은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다운스윙으로 볼이 깎여 맞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좋은 타자란 자기 자신의 타격에 대해 정확히 알고 타격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두산은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때문에 골치가 아팠지만, 올 시즌에는 그럴 일이 없어 보인다. 두산의 강한 2번타자로 자리 잡은 페르난데스의 활약을 응원한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야구 기술위원회 위원, 야구 대표팀 수비 코치)
영상제공=DC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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