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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제대 후 복귀작 ‘하나뿐인 내편’, 큰 행운이자 배움” [M+인터뷰①]
입력 2019-04-08 15:01 
최근 이장우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장우가 제대 후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을 선택하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연기자로서 중요했던 시기에 만난 이 드라마는 그에게 큰 행운이자 배움터였다.

KBS2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은 28년 만에 나타난 친부로 인해 인생이 꼬여버린 한 여자와 정체를 숨겨야만 했던 그녀의 아버지가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드라마​다. 이장우는 극 중 부모님 뜻을 거스르지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엘리트이자 아내 김도란(유이 분)의 든든한 버팀목 왕대륙 역을 맡아 열연했다.

‘하나뿐인 내편의 최고시청률은 49.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다. KBS가 주말극 강자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높은 수치다. 이장우는 군 제대 후 택한 복귀작이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해 얼떨떨한 반응을 보였다.

상상도 못한 숫자다.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줄 꿈에도 몰랐다. 초반에는 40%만 넘어도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시청률을 떠나서 굉장히 슬프더라. 마지막 방송을 보는데 섭섭해서 눈물이 다 났다. 결말은 좀 아쉬웠다. 이 정도 시청률이라면 방송 횟수 연장을 해도 좋았을 것 같다. 2년 후로 확 건너뛴 느낌이라서 아쉬웠고,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조금 더 디테일하게 그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이장우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이장우는 김사경 작가에게 ‘살려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낼 정도로 ‘하나뿐인 내편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군 제대와 동시에 어떤 작품으로 스타트를 끊어야 배우로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이 드라마를 향한 간절한 마음이 있었고, 김사경 작가는 그 손을 잡았다.

입대 전에는 어떤 작품을 해도 안 씻은 느낌이 있었다. 제대를 하니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신인 때 느낀 게 있는데, 긴 호흡의 작품을 하면 배우는 게 정말 많다는 거다. 김사경 작가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왕대륙 역에 다른 배우를 생각하고 계시기에 반농담으로 ‘살려달라고 보냈다. 제대 후 어떤 작품으로 시작을 해야 하는지가 제겐 무척 중요했다. 작가님이 다시 한번 생각해주신 덕분에 캐스팅됐다. 선배님들을 보며 큰 배움을 얻었다. 제가 이렇게 좋은 작품에 껴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다. 정말 좋은 고속 열차에 얻어 탔다.”

‘하나뿐인 내편을 통해 이장우는 극 중 이름을 따 ‘돼륙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상대 배우인 유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살이 붙은 모습으로 얻은 별명이다. 웃지 못할 별명에 의기소침할 만도 한데 이장우는 의연하게 웃어보였다. 자기 나름의 캐릭터 분석 끝에 완성한 연기였고,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다.

사람들이 ‘대륙이는 대체 뭐가 그렇게 맛있어서 살이 찌냐고 하던데 사실 스트레스는 안 받았다. 대륙이라는 인물은 한 기업의 본부장이기도 하고 든든한 사람이다. 누가 봐도 예쁘게 외모를 꾸미는 것보다 새로운 걸 시도하고 싶었다. 실제 모델이 될 만한 몇몇 분들을 만나보니 풍채가 꽤 있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그런 방향을 잡은 거다. 초반에는 ‘유이 밥 좀 그만 뺏어 먹어라 같은 말도 많이 들었는데, 중후반부터는 스토리로 봐주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다.(웃음) 댓글로 장난치는 분들도 많았다. 저도 댓글 보면서 많이 웃었다. 한 번은 초등학교 앞을 지나가는데 꼬마들이 대륙이랑 결혼하고 싶다고 하더라. 듬직해 보였던 모양이다.”

최근 이장우가 MBN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후너스엔터테인먼트

이장우와 유이는 과거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유이는 그룹 애프터스쿨 활동 중이었고 이장우는 신인 연기자였다. 이후 ‘하나뿐인 내편에서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긴 시간이 지난 뒤 어엿한 배우로 재회한 두 사람은 파트너로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전에도 함께 연기하면 재미있겠다는 얘길 주고받았다. 이제는 성숙한 연기자더라. 서로 떨어져있는 사이에 유명한 배우가 된 걸 보니 어릴 때 만났던 아이돌 유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 진짜 많이 컸다고 말했다.(웃음) 기본적으로 파트너끼리 의견조율 과정에서 다툼이 잦다. 유이와는 그런 부분이 비교적 수월했다. 물론 대립되는 의견도 있었지만 서로 존중하며 연기했다.”

수차례 과도기를 겪은 이장우는 조바심보다 여유를 택했다. 성급하게 무언가를 이루려고 애를 쓰기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노력한다. 서른 중반이 된 현 시점,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도 관리가 되어야 버틸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늘 조심해야 함을 느꼈다. 물론 배우로서의 욕심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조급함은 없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다시 열심히 준비를 하고, 기다려볼 생각이다. 외적인 관리뿐 아니라 내적으로도 관리를 해야 한다. 그동안 밝은 걸 많이 해왔으니 장르물이나 날 선 느낌의 인물을 맡아보고 싶다. 그리고 서른이 넘으니 만나는 친구들이나 인맥이 다 정해졌다. 그 친구들과 만나고 아기 돌잔치 가고, 그런 게 요즘 제 인생의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까불면서 파티하고 클럽가고 그런 건 이제 인생에서 아예 없다. 클럽 안 간 지는 정말 오래 된 것 같다. 이제는 리즈 시절로 돌아가 볼까 한다. 맛집을 엄청 많이 아는데, 그런 데를 소개하거나 요리하는 콘텐츠를 해볼까 싶기도 했다.”

MBN스타 김노을 기자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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