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부동산 정책 중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9·13 대책' 시행 이후 시장의 우려와 달리 아파트 매매가격은 급락이 아닌 안정적인 하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직방이 국토교통부의 2018년 1월~8월 대비 2018년 9월~2019년 실거래가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44.2% 주택형의 가격이 이 기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대비 2018년 1월~8월은 전국 40.6%의 주택형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9.13 이후 가격 하락 주택형은 3.6%p 증가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2.4%(26.8%→29.2%), 2.9%(54.7→57.6%)2.4%p 증가했다.
특히 2018년 1월~8월 대비 2018년 9월~2019년 거래가격 변동 주택형 비율은 서울의 경우 92.7%가 상승했다. 하락한 주택형은 7.0%로 '9.13대책' 이후 하락과 약세를 보이는 시세상황과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인천과 경기 아파트 주택형 가격 상승 비율도 각각 53.7%, 61.7%로 조사돼 수도권은 대체로 거래가격 상승이 유지됐다.
9.13 대책 전후 아파트 거래가격 변동 주택형 비중 변화 [자료: 직방]
지방광역시는 부산과 울산에서 70% 이상의 주택형이 거래가격 하락을 보였을 뿐 그 외 지역은 절반 이상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는 78.9%의 주택형이 '9.13대책' 이후에도 상승해 서울 다음으로 상승 비율이 높았다.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경우 세종과 전남에서 절반 이상의 주택형이 상승한 반면, 나머지 지역은 하락했다. 지방의 매매가격 하락 및 침체 현상이 장기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9·13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거래 시장의 급격한 위축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의 경착륙과 거래 감소의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거래 감소는 수요 위축뿐만 아니라 매도자의 가격 저항도 거래량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매도자가 원하는 매도가격과 매수자의 매수 가격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거래 체결을 못한다는 것이다.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1주 연속 하락(4월 4일 감정원 발표 기준)하고 있으나, '9.13대책' 이후 서울 거래 사례의 90% 이상은 '9.13대책' 이전에 비해 오른 가격에 거래가 체결됐다.
직방 관계자는 "수요측면에서 대출 제한 등의 자금 조달에 대한 어려움과 향후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 성으로 매수가격이 낮아지고, 매수 의사가 약해진 것이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면서도 "매도자의 경우 매수자의 낮아진 매수가격에 매도하려는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유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 등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릴 수 있는 여력이 있어 매도가격을 낮추기 보다는 적정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가격 선에서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면서" "서울은 아직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 매도자의 의견이 더 강하게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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