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행 순익 23% 늘어 13.8조
입력 2019-04-07 17:34  | 수정 2019-04-07 22:43
지난해 국내 은행 순이익이 13조8000억원에 육박하며 큰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과 가계 소득이 쪼그라든 사이 은행은 큰돈을 벌어들인 셈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들 당기순이익은 13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4% 늘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벌어들이는 이자이익이 40조3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작년 4분기에는 분기당 최고치인 10조5000억원의 이자이익을 벌어들였다. 은행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도 1.66%로 전년(1.63%)보다 높았다.
반면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8 사업연도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645개 순이익은 75조원으로 1년 전보다 4.8% 줄어들었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 악화로 수익이 급감한 것이다. 특히 매출액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비중 14.9%)를 제외한 상장법인 순이익은 43조원으로 15.4% 감소했다.
이 같은 은행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상당한 보수를 챙겼다. 신한·KB·하나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지난해 총 보수는 17억5300만원으로 금융지주사 회장 중 가장 많았다. 5억원 넘는 임원 보수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받은 보수와 장기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총 86억2700만원을 받았다. 2012년부터 하나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아온 김 회장은 3연임 중이다.

지주사 회장 가운데 연봉 2위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으로 지난해 14억3800만원을 받았다. 2017년 9억2600만원을 받았던 윤 회장은 1년 만에 55% 이상 늘어난 연봉을 받았다. 윤 회장은 2014~2017년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을 지냈다. 이후 현재 회장직만 맡고 있다. 공개된 연봉만 총 36억9400만원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1억4900만원을 받았다. 은행장을 지낸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받은 보수를 합치면 조 회장이 받은 보수는 총 4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 규모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혁신적인 경영전략 없이 예대마진 구조 속에서 돈을 버는 지금 구조에서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연봉을 단순히 금액만으로 평가해서는 곤란하다는 의견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지주사 회장 연봉이 많다고 비판할 수 없지만 높은 보수에 맞게 더 많은 책임을 질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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