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성을 걱정하는 환자들이 많다. 단기간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로 인한 중독보다 통증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생기는 부작용이 삶의 질을 더욱 저하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호진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5000건 정도의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뛰어난 의료기술로 수술 성공률이 높아지고 각 분야에 도입된 최소 침습적 수술로 절개 부위가 작아져 동반되는 통증도 감소했지만, 아직까지 수술 환자 10명 중 8명은 통증을 호소한다. 수술 후 통증이 너무 심해 수술을 후회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특히 수술 후 통증은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저하시킨다. 통증을 이유로 다시 입원하게 되면 추가 비용이 발생할뿐더러 통증으로 인해 움직임에 불편감을 느끼면 운동이 어려워 재활에 방해가 된다. 일부 환자들은 수면 장애나 심근경색증, 뇌졸중, 호흡기계 합병증을 겪고 상처 치유가 늦어지면서 신장과 소화 기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호진 교수는 "과거에는 수술을 받으면 아픈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 통증은 충분히 다스릴 수 있고 조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통증 조절을 위한 다양한 진통제 중 가장 기본이 되는 마약성 제제는 다른 진통제에 비해 빠르고 강력한 진통 효과가 있다.
일부 환자들은 의존성 및 중독에 대한 걱정으로 사용을 꺼리기도 한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관련 연구에 따르면 통증 조절을 위해 단기간 사용하는 마약성 제제에 중독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다만 약의 용량을 늘리면서 나타나는 가려움증, 구토, 변비, 소변장애, 졸림 등 부작용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 교수는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고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한 용량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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