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전면철거 방식인 현행 재개발 사업을 '보존 및 재생'을 병행하는 형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재개발 과정에서 항상 불거지는 강제철거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겠다는 것인데, 보존을 빌미로 '알박기'를 하려는 투기 세력이 몰릴 경우 재개발 사업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보존이나 재생을 원하는 주택이 정비구역 중앙에 위치하면 일조권 문제 때문에 고층 아파트 건립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재개발 자체가 '올스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에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재개발 사업이 중단되면 공급 절벽과 함께 주택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부동산업계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또다시 '선의로 포장한 악성 규제'를 내놨다는 분석이 많다.
5일 서울시는 △재개발에 보존·재생 병행 △현금 기부채납 도입을 통한 취약계층 임대주택 공급 확대 △용적률 상향 요건 재검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30 서울시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수립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주 계획 수립을 맡을 용역업체 입찰 공고를 시작으로 5월 중 본격적인 계획 수립에 착수해 2021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핵심은 재개발을 할 때 전면철거가 아닌 보존을 병행하겠다는 것. 서울시는 2017년 2월 개정돼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상위 법률인 도시정비법 개편 내용을 시의 주거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도정법 재개발은 전면철거 방식뿐이었는데 이것이 바뀌면서 정비·개량·보존 등이 추가됐다.
현재까지 도정법에 따라 보존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이 추진되는 사업장은 마포구 공덕6구역이 유일하다. 지하철 5호선 공덕역과 애오개역 사이에 있는 노후주택 밀집 지역인 공덕6구역은 지난해 12월 재개발에 부정적인 상가 임대업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 상가 건물을 남기고 상가 뒤쪽만 철거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실제 정비사업의 적용 기준이 되는 시 주거환경정비계획을 변경함으로써 보존형 재개발이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공덕6구역과 같이 정비구역이 크지 않거나 상가 등이 한쪽에 몰려 있는 사업장, 구역 용도가 일반주거 1종 또는 2종으로 고층 개발이 어려운 사업장은 보존을 병행하는 재개발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30층 안팎으로 새 아파트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일반주거3종 용도지역의 대부분 재개발 사업장에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비계획이 현실에 맞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 75% 이상이 찬성하면 나머지 토지를 수용해 전면철거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 10~20%가 보존을 요구하면 전면철거는 불가능하다. 서울시 담당자는 "주거정비계획이 변경되면 보존이나 재생을 원하는 주민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정비구역 해제 위기에 몰렸다가 지난해 10월 주민투표에서 사업 찬성표 60%를 획득해 재개발 사업이 유지된 성북구 장위14구역처럼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이 적지 않은 구역은 여기저기 흩어진 주택 소유자들이 보존을 주장하고 나서면 아파트 건립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보존을 원하는 주택의 일조권을 보호하려면 상당한 거리를 두고 아파트를 지어야 할 것"이라면서 "비주택지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고 사업성이 떨어져 재개발 사업 자체를 진행하기가 결국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사실상 재개발 구역에 대한 알박기를 공식적으로 용인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세운 재개발 사업은 공익사업 권한 등 특권을 이용해 상인과 원주민을 내쫓고 투기세력 배만 불린 '특혜 개발'"이라며 사업 중단을 요구한 직후 서울시가 보존형 새 정비계획 수립을 내놓은 것이 연관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주거환경 개선과 신규 주택공급 확대보다는 시민단체 눈치만 살피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또 보존이나 재생을 원하는 주택이 정비구역 중앙에 위치하면 일조권 문제 때문에 고층 아파트 건립이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져 재개발 자체가 '올스톱'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 신규 아파트 공급에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재개발 사업이 중단되면 공급 절벽과 함께 주택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부동산업계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또다시 '선의로 포장한 악성 규제'를 내놨다는 분석이 많다.
핵심은 재개발을 할 때 전면철거가 아닌 보존을 병행하겠다는 것. 서울시는 2017년 2월 개정돼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상위 법률인 도시정비법 개편 내용을 시의 주거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도정법 재개발은 전면철거 방식뿐이었는데 이것이 바뀌면서 정비·개량·보존 등이 추가됐다.
현재까지 도정법에 따라 보존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이 추진되는 사업장은 마포구 공덕6구역이 유일하다. 지하철 5호선 공덕역과 애오개역 사이에 있는 노후주택 밀집 지역인 공덕6구역은 지난해 12월 재개발에 부정적인 상가 임대업자 의견을 반영해 기존 상가 건물을 남기고 상가 뒤쪽만 철거하는 방식으로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실제 정비사업의 적용 기준이 되는 시 주거환경정비계획을 변경함으로써 보존형 재개발이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공덕6구역과 같이 정비구역이 크지 않거나 상가 등이 한쪽에 몰려 있는 사업장, 구역 용도가 일반주거 1종 또는 2종으로 고층 개발이 어려운 사업장은 보존을 병행하는 재개발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30층 안팎으로 새 아파트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일반주거3종 용도지역의 대부분 재개발 사업장에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비계획이 현실에 맞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존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 75% 이상이 찬성하면 나머지 토지를 수용해 전면철거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 10~20%가 보존을 요구하면 전면철거는 불가능하다. 서울시 담당자는 "주거정비계획이 변경되면 보존이나 재생을 원하는 주민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정비구역 해제 위기에 몰렸다가 지난해 10월 주민투표에서 사업 찬성표 60%를 획득해 재개발 사업이 유지된 성북구 장위14구역처럼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이 적지 않은 구역은 여기저기 흩어진 주택 소유자들이 보존을 주장하고 나서면 아파트 건립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보존을 원하는 주택의 일조권을 보호하려면 상당한 거리를 두고 아파트를 지어야 할 것"이라면서 "비주택지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나고 사업성이 떨어져 재개발 사업 자체를 진행하기가 결국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사실상 재개발 구역에 대한 알박기를 공식적으로 용인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세운 재개발 사업은 공익사업 권한 등 특권을 이용해 상인과 원주민을 내쫓고 투기세력 배만 불린 '특혜 개발'"이라며 사업 중단을 요구한 직후 서울시가 보존형 새 정비계획 수립을 내놓은 것이 연관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주거환경 개선과 신규 주택공급 확대보다는 시민단체 눈치만 살피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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