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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꿈 이룬 박석한, 이젠 ‘가라테 파이터’로 우뚝 선다
입력 2019-04-05 08:24 
가라테 파이터 박석한. 사진=로드 FC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실천이 없으면 증명이 없고, 증명이 없으면 신용이 없고, 신용이 없으면 존경도 없다.”
가라테 창시자이자 ‘바람의 파이터로 알려진 최배달의 말이다. 이 말을 새기며 박석한(35·팀 싸우쿠다)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결실을 맺었다.
박석한은 10년간의 도전 끝에 ROAD FC(로드FC) 프로 데뷔전을 치른다. 그 무대는 오는 5월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굽네몰 ROAD FC YOUNG GUNS 42 제주다. 상대는 일본의 쿠보 켄타(37·TEAM ASURA)다.
박석한은 체육관 밖까지 울려 퍼지던 기합소리에 매료되어 가라테를 수련했다. 60kg대 체중에도 불구하고 2012년 아시아선수권 무제한급 토너먼트 6위, 2013년 중부선수권 무제한급 토너먼트 2위를 거둘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박석한은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거뒀을 때 안와골절이 왔었고, 정말 많이 다쳤었다. 가라테를 통해 내 스스로가 강해졌다는 걸 느꼈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너무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종합격투기로 전향하게 된 계기에 박석한은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스포츠를 하고 싶었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이길우 선수도 있었는데, 이길우 선수는 챔피언이었고, 나는 그저 아마추어였다. 그를 보고 나도 종합격투기가 하고 싶어졌었다”라고 말했다.
ROAD FC 프로 무대 데뷔라는 새로운 꿈을 찾은 박석한은 ROAD FC 센트럴리그에 도전했다. 2014년 3월 열린 제 17회 ROAD FC 센트럴리그를 시작으로 16번이나 센트럴리그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쌓은 전적이 7승 9패다. 센트럴리그 출전을 위해 매번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야 했지만 박석한은 그 과정마저 즐거웠다고 말했다. 박석한은 센트럴리그에 갈 때마다 소풍을 가는 기분이었다. 분석하고 연구한 기술들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그 덕분에 전적이 조금 좋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라고 말했다.
ROAD FC 센트럴리그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프로 데뷔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ROAD FC가 아닌 타 단체에서 오퍼가 들어오기도 했지만 거절했다. 오직 ROAD FC 무대가 그의 꿈이었다. 박석한은 친구들이 술을 마시고 전화를 해서 너는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데뷔를 못하냐고 얘기할 때는 너무 서글펐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더욱 간절해질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박석한은 제주도에서 거주하며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ROAD FC가 제주도에서 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기뻐했던 그에게 데뷔전의 기회까지 찾아왔다. 고대하던 오퍼를 받았을 당시 기분을 묻자 박석한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 수 있겠나. 너무 감격스러웠다. 내가 정말 불운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실은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박석한의 각오는 더욱 남다르다. 10년을 기다린 데뷔전이자, 그의 제자 신지승(23·팀 싸우쿠다)도 굽네몰 ROAD FC YOUNG GUNS 42 제주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제자와 나란히 승전보를 올리겠다는 목표다. 인터뷰 내내 케이지 위에서 죽겠다.”라는 말을 반복했던 박석한은 센트럴리그에서는 정강이 보호대를 착용한다. 가라테를 수련한 나로서는 주특기를 보여줄 수가 없었다. 이제 보호대를 벗고 싸울 수 있다는 것도 너무 기쁘다. 정말 죽을 각오로 멋진 KO를 선보이고 경기를 끝내겠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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