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나라가 온통 내로남불 천국…축구장 유세 `송구`"
입력 2019-04-04 16:30  | 수정 2019-04-04 16:51

"비정상적 국정운영을 바로 안 잡으면 국민들께서 더 큰 어려움에 빠질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자신들의 경제 실정에 대해 정부가 책임감이나 문제의식을 못 느낀다는 점입니다. 장관 인사만 봐도 이 나라가 온통 내로남불의 천국이 됐다"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로 일컬어지던 4·3 재·보궐선거에서 '1승1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당 대표로서 선거를 끝낸 소회를 털어놨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가 정권 심판론을 여실히 보여준 결과라고 자평했다. 황 대표는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못 살겠다. 자유한국당이 바꿔달라'고 간절히 말했다"며 "대통령께선 경제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한 걸로 알고 있는데, 현장에 며칠만 있어봐도 절대 그런 얘기를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상황 개선은 일선 생활 현장에 있는 국민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이라며 "이번에 한국당에 큰 지지를 보내준 뜻 역시 '경제 좀 살려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를 적극 받아들여 경제 민생을 당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 전반이 혼란하고, 민생은 내팽겨쳐지고, 안보는 스스로 무장해제까지 한다"며 "정부가 국정운영 방향을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선거에서 논란이 됐던 축구경기장 유세 논란에 대해선 확실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황 대표는 "국민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해야하는데, 더 반성하고 고쳐나가겠다"며 "선거 막판에 논란이된 축구장 유세도 제가 좀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께 충분한 믿음을 주려면 현장에 맞는 정책대안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며 "국민 삶 무너뜨리는 정권의 폭정에 맞서기 위해 당이 확실한 대안을 갖고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남FC 2000만원 징계와 관련해서 그는 "배상하게 되면 아마 선거법 위반이 될 것이다"라면서 "적절한 방법으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보궐선거 이후 미뤄졌던 '5·18 모독' 의원 징계를 묻는 질문에 "김영종 당 윤리위원장의 사의 표명이 수리되지 않은 상태로, 가급적 절차 진행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면서 "가급적 빨리 김 위원장의 뜻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출마와 관련해선 "앞으로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하진 않았지만, 당에 필요한 일이라고 하면 어떤 것이든지 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20대 총선처럼 '오픈프라이머리(상향식 공천)'과 '전략 공천(하향식 공천)'을 병행하는 공천 방식을 유지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양한 방법 있지 않을까 싶다"며 "다양한 방법들의 장점을 살펴본 뒤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재·보궐선거에 매진하느라 시동을 걸지 못했던 공천 체제를 꾸릴 채비에 곧 나설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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