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약·바이오주, 인보사 악재 보다 미국암학회서 발표된 성과에 환호
입력 2019-04-04 14:08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구 성과를 내놓으면서 제약·바이오주가 오랜만에 상승흐름을 탔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판매 중단이라는 대형 악재가 있었지만, 영향은 개별 종목에 그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헬스케어지수는 AACR이 개최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3369.68에서 전날 3512.67로 4.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의약품지수도 1만280.23에서 1만900.19로 6.03% 올랐다.
올해로 110회째 열리는 세계 최대 암관련 학회인 AACR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R&D) 성과를 과시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 이 행사에는 매년 2만명의 관련업계 종사자들이 참가하고 있어 기술수출이나 오픈이노베이션과 같은 비즈니스도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이번 AACR에서 모두 6건의 발표에 이름을 올렸다. 자체적으로는 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후보물질 HM97211의 동물실험 연구,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신약 후보물질 HM43239의 전임상과 동물실험, 인공지능(AI)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기술 등을 선보인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스펙트럼과 아테넥스는 각각 항암신약 후보물질 포지오티닙과 오락솔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GC녹십자는 폐암을 적응증(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진단)으로 개발되고 있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MG1124에 대한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 후보물질은 암세포와 면역세포에 동시에 발현돼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인 CEACAM1의 기능을 막아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세계적으로 CEACAM1을 표적으로 개발되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은 MG1124가 유일하다.
신라젠은 '암 살상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항암 메커니즘'이라는 주제로 항암바이러스제제 펙사벡의 ▲종양 혈관에 감염되는 효과 ▲감염 부위보다 넓게 퍼져 종양세포를 살상하는 효과 ▲면역관문억제제와 병용을 통한 시너지 효과 등을 소개했다. 발표자로는 도날드 맥도날드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교수가 나섰다.
AACR에서 발표를 통해 연구 성과를 내놓은 한미약품, 녹십자, 신라젠 등은 지난달 28일부터 전일까지 주가가 각각 3.21%, 3.91%, 4.76% 올랐다.
반면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같은 기간 각각 33.51%와 41.29% 하락했다.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라며 홍보해온 인보사의 주요 성분이 허가사항에 기재했던 것과 다른 세포로부터 유래했다는 점이 확인돼 인보사의 판매와 미국 임상 3상의 환자 모집이 중단된 탓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 허가를 신청할 때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로부터 유래했다고 기재했지만, 최근 미국 임상 3상을 준비하면서 시행한 염기서열반복(STR) 검사 결과 태아신장세포(293세포)로부터 유래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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