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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국제자산신탁 품었다
입력 2019-04-03 17:37  | 수정 2019-04-03 20:09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우리은행 한화금융센터에서 열린 `디노랩(디지털 이노베이션 랩)`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떡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 넷째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 제공 = 우리은행]
올해 초 지주사 체제를 출범시킨 우리금융지주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비은행 계열사를 늘려 은행 중심인 사업구조를 다변화시키겠다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전략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는 설명이다. 당장은 부동산신탁과 자산운용사 등 소규모 M&A에 주력하지만 자본 여력이 생기는 내년부터는 보험사와 증권사 등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각오다. 이를 통해 현재 미미한 비은행 부문의 지주 기여도를 40%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손 회장 각오다.
우리금융은 3일 국제자산신탁 대주주 유재은 회장 측과 국제자산신탁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양해각서는 실사와 인수가격·인수조건 협상,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본격적인 절차 진행에 앞서 상호 성공적인 거래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체결됐다. 우리금융은 곧 회계법인·법무법인 등과 함께 국제자산신탁에 대한 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2007년 후발주자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한 국제자산신탁은 지난해 기준 수탁액 23조6000억원에 당기순이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관리형 토지신탁과 담보신탁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대리사무와 같은 부동산 개발 관련 부수업무 비중을 확대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제자산신탁은 대주주 유재은 회장(55.7%)과 자녀 유재영(10.0%)이 지분 65.7%를 보유하고 있다. 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은행도 지분 6.5%를 갖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은 연평균 10%대 성장률과 20%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는 등 자체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다"며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의 업무 확장성이 높고 시너지 창출이 용이해 우선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신탁은 부동산 소유자에게서 권리를 위탁받은 전업 신탁사가 부동산 관리와 처분, 개발을 맡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최근 4~5년 새 급성장하며 이들 신탁사가 받은 수수료 규모가 연간 1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부동산신탁업이 호황이지만 이는 정부 인가를 받아야 사업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09년 이후 현재까지 11개 회사가 시장을 과점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지주에서는 KB와 하나가 각각 부동산신탁사를 보유한 가운데 지난해 신한금융이 아시아신탁 인수에 성공했다. 아시아신탁 지분 60%를 1934억원에 인수한 신한금융은 금융감독당국 인가 등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자산신탁은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금융은 농협네트웍스와 함께 정부의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 신청을 했지만 지난달 예비인가 단계에서 탈락했다.
우리금융의 국제자산신탁 인수 가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금융은 대주주인 유 회장 일가 지분 65.7%를 우선 매입한 뒤 자사주 등을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의 아시아신탁 인수 사례를 볼 때 이와 유사한 수준인 2000억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동양자산운용과 ABL자산운용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조만간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우리금융 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분야라 우리금융이 지주 설립 전부터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했던 분야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은 또 아주캐피탈 최대주주인 웰투시제3호(PEF)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7월 펀드 청산 후 잔여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아주캐피탈과 함께 아주캐피탈이 100% 지분을 갖고 있는 아주저축은행 또한 지주의 우산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지주 출범 후 1년간 제약되는 자본출자여력 한계로 보험사·증권사 등 인수는 내년으로 미뤄둔 상황이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꾸준히 매물을 분석하고 언제라도 살 수 있도록 준비는 한다는 각오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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