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엄두가 나질 않았어요. (제가 순남을 연기하면서) 오해나 편견이 생길까봐, 그런 거 하나 하나가 너무나 조심스러웠어요.”
배우 전도연(46)은 세월호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을 처음 접했을 때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두렵고 무서웠지만…결국엔 꼭 해야 할 이야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냈어요. 시나리오를 봤을 땐 굉장히 절제된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 의지와는 상관 없이) 머릿속의 상상력이 무한하게 뻗쳐 나갔죠. 아무리 절제하려고 해도 밀려오는 슬픔에 주체가 안 됐어요.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그 이후에도 한 신 한 신이 정말 힘들었어요. 조금의 오해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영화는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다. 누군가는 혼자 울었고, 누군가는 같이 울었고, 누군가는 잊길 바랐고, 그럼에도 여전히 잊지 못하고 기억되는.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모습이 덤덤하게 담겨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슬픔과 분노를 극복하고자 했던, 다양한 목소리가 절절하게 녹아 있다.
전도연은 나는 단지 연기했을 뿐이고, 실제 이것을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있기에 (유가족을)실제로 뵙기가 너무나 무서웠다”는 그는 극장에서 어렵게 만나 뵐 수 있었는데 영화를 보고난 뒤 내 손을 잡고는 ‘고맙다고 해주시더라. 가슴이 미어지고 죄송스러웠다. (두렵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던 게)우리가 더 안아주고 함께 극복해야 할 아픔이란 걸 새삼 다시 느꼈다”며 눈물을 보였다.
전도연의 슬픔인지 순남의 슬픔인지 구분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순간 순간 넘쳐 흐르는 아픔을 절제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최대한 진실되게 느껴지는 대로 의식하거나 계산하지 말고 임하자고 수없이 스스로에게 말하고 위로하고 다독였어요.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봐 내내 마음을 졸이며 임했던 것 같아요. 제 작은 실수가 어떤 오해를 일으킬까봐 한 순간도 편안하게 임할 수가 없었죠.”
영화 속에 나오는 그런 이웃이 있었으면, 우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어요. 실제 유가족 어머니 한 분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그 분들이 하고 계신 것들, 어떤 위안들을 오해 없이 잘 담고 싶었어요. 처음에 우리 영화의 제작 소식을 듣고 반대하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분도 계셨지만 나중엔 정말 진심으로 응원해주셨어요. 모든 작업이 끝나고 (유가족분들과 만났을 때)우리의 진심이 서로 오고가는 순간의 그 따뜻함을 잊을 수가 없어요. 관객 분들에게도 그 마음이 닿을 수 있을까요?(인터뷰②에 계속)”
kiki2022@mk.co.kr
엄두가 나질 않았어요. (제가 순남을 연기하면서) 오해나 편견이 생길까봐, 그런 거 하나 하나가 너무나 조심스러웠어요.”
배우 전도연(46)은 세월호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을 처음 접했을 때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두렵고 무서웠지만…결국엔 꼭 해야 할 이야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용기를 냈어요. 시나리오를 봤을 땐 굉장히 절제된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다 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 의지와는 상관 없이) 머릿속의 상상력이 무한하게 뻗쳐 나갔죠. 아무리 절제하려고 해도 밀려오는 슬픔에 주체가 안 됐어요.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 그 이후에도 한 신 한 신이 정말 힘들었어요. 조금의 오해도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영화는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다. 누군가는 혼자 울었고, 누군가는 같이 울었고, 누군가는 잊길 바랐고, 그럼에도 여전히 잊지 못하고 기억되는. 전 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세월호 참사 그 이후의 모습이 덤덤하게 담겨있다. 저마다의 방법으로 슬픔과 분노를 극복하고자 했던, 다양한 목소리가 절절하게 녹아 있다.
전도연은 나는 단지 연기했을 뿐이고, 실제 이것을 견뎌내며 살아가고 있는 분들이 있기에 (유가족을)실제로 뵙기가 너무나 무서웠다”는 그는 극장에서 어렵게 만나 뵐 수 있었는데 영화를 보고난 뒤 내 손을 잡고는 ‘고맙다고 해주시더라. 가슴이 미어지고 죄송스러웠다. (두렵고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던 게)우리가 더 안아주고 함께 극복해야 할 아픔이란 걸 새삼 다시 느꼈다”며 눈물을 보였다.
전도연의 슬픔인지 순남의 슬픔인지 구분하는 게 너무 힘들었고, 순간 순간 넘쳐 흐르는 아픔을 절제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최대한 진실되게 느껴지는 대로 의식하거나 계산하지 말고 임하자고 수없이 스스로에게 말하고 위로하고 다독였어요.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봐 내내 마음을 졸이며 임했던 것 같아요. 제 작은 실수가 어떤 오해를 일으킬까봐 한 순간도 편안하게 임할 수가 없었죠.”
전도연, 설경구가 호흡을 맞춘 영화 `생일` 스틸컷. 제공|NEW
작품이 끝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감정이 가슴 속에 오롯이 남은 듯했다. 인터뷰 내내 애써 눈물을 참으며 한 마디 한 마디 진심을 담아 이야기 하는 전도연. 그런 그를 바라보자니, 기자도 뭉클함을 감출 수 없었다. 숙연해진 분위기에 그는 힘들게 선택했지만 안 했으면 너무나 후회했을 거다. 용기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 뿐”이라며 다시금 가슴을 쓸어내렸다.영화 속에 나오는 그런 이웃이 있었으면, 우리가 됐으면 하는 마음뿐이었어요. 실제 유가족 어머니 한 분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그 분들이 하고 계신 것들, 어떤 위안들을 오해 없이 잘 담고 싶었어요. 처음에 우리 영화의 제작 소식을 듣고 반대하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분도 계셨지만 나중엔 정말 진심으로 응원해주셨어요. 모든 작업이 끝나고 (유가족분들과 만났을 때)우리의 진심이 서로 오고가는 순간의 그 따뜻함을 잊을 수가 없어요. 관객 분들에게도 그 마음이 닿을 수 있을까요?(인터뷰②에 계속)”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