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약에 스테로이드 넣어 불법 제조·판매한 한의사 적발

한약에 스테로이드 성분을 첨가해 판매한 한의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적발됐다. 식약처는 염증을 억제하는 전문의약품 '덱사메타손'을 통풍치료약 '동풍산'에 넣어 판매한 한의사 김 모씨(36)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덱사메타손은 스테로이드제제로 급성 통풍성 관절염, 류머티즘 질환, 내분비 장애 등 다양한 질환에 사용되나 부작용이 있어 신중히 사용돼야 하는 의약품이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김 씨는 약사 이 모씨가 가담한 가운데 덱사메타손 성분을 섞은 '동풍산'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서울 압구정역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통풍치료 전문 한의원에서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간 내원환자들에게 통풍치료 특효약으로 판매했다.
식약처가 동풍산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한약 1포 당 덱사메타손이 최대 0.6㎎까지 함유돼 있었다. 김 씨가 안내한 '1회 1포씩, 1일 2회'라는 용법·용량에 따라 약을 먹게 되면 환자들은 의약품으로 허가받은 하루 최소 복용량의 2.4배에 달하는 덱사메타손을 복용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구용 덱사메타손의 복용량은 1일 0.5∼8㎎이다.

식약처는 "모든 경구용 스테로이드 제제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며 "해당 제품 복용 시 쿠싱증후군, 소화성 궤양, 위장관 출혈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쿠싱증후군은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글게 되고, 비정상적으로 목과 배에 지방이 축적되는 반면 팔다리는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골다공증, 부종, 성욕감퇴가 동반되며 심한 경우 정신이상을 보이기도 한다.
[서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