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칼럼] 박정수의 일자리와 4차 산업혁명 이야기
입력 2019-04-02 10:06 
박정수 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교수, 진 코퍼레이션(주) 부회장, 한국 ict융합네트워크(사) 부회장

4차 산업혁명시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 영역의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제품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전통적 제조기업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전통적 제조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생산문화, 즉 제조업의 서비스화에 대한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 구현 방향을 살펴봐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제품의 서비스화(product servitization) 관점에서 제조업의 새로운 생산 전략를 실행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구현이 절실해지고 있다. 제품의 서비스화는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을 의미하기 때문에 정보통신기술의 접목이 필수적 이다. 상품 판매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초기 구매 선택부터 제품 폐기까지 상품의 전주기(Total Product Life Cycle) 상에서 발생될 수 있는 소비자의 니즈(needs)와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제품의 본원적인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용자 경험 디자인(UX-Design)을 통해 예지적인(Predictive)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세계시장을 지배해 나가고 있는 초연결 사회(Hyper-connectivity Society)기반 4차 혁명시대다. 이를 위해 산업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개인화 제조(Personalized Manufacturing), 그리고 가상과 현실 세계을 잇는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을 기반으로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를 구현해야 한다.
이런 현상을 학자들은 제품시장에서 고객경험시장으로의 이동이라고 표현을 한다. 이제는 내가 어떠한 제품을 고를 때 제품자체의 성능 보다는 제품을 사용해 내가 바라는 목적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다른 서비스를 같이 제공함으로써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서비스의 특징상 고객마다 서비스 제공시 다른 환경(예를 들어 고객이 갖고 있는 기술 능력, 서비스 제공자의 능력)이 제공됨으로써 각 고객에 맞춰 그들의 서비스 경험을 최적화시키는 것이 점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오늘날 제조기술 격차 감소, 부품의 모듈화로 제품의 차별성이 없어지자. 글로벌 기업들이 제품의 서비스화(Servitization)를 경쟁우위 전략으로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서비스 제공업체가 서비스의 강화를 위해 제품까지 공급하는 것을 서비스의 제품화(Productization)라고 지칭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서적 판매기업인 아마존의 보급용 전자책 리더기인 'Kindle'과 구글의 스마트폰 생산 등이 있다. 제품 구입비용보다는 제품 사용에 따른 유지보수, 소모품 구입, 기술지원, 금융 등 연결된 부대활동에서 창출되는 수익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제품관련 서비스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위의 표와 같은 맥락에서 최근 "경제신문의 '아이폰 혁신' 막힌 애플, '서비스기업'으로 방향 틀다." 라는 기사를 접하면서 "제품의 서비스화"와 "스마트 팩토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애플의 아이폰은 차별적 서비스를 제품과 결합시켜 수요예측을 넘어 수요를 창조한 혁신적 제품으로 평가돼 왔고, 스마트 폰이라는 하드웨어에 새로운 서비스(App 스토어를 통한 앱 제공, 아이튠즈를 활용한 음악, 동영상 제공)를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선도적으로 창조해 왔다. 그런 애플이 넷플릭스와 디즈니를 겨냥한 "애플TV+", 전세계 매거진과 신문을 망라한 "애플 뉴스+" 등과 같은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개했다. 즉 제품 기업에서 디지털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에 나섰다. 이와 같은 경영 현상을 진정한 제품의 서비스화라고 단정하고 싶다. 그래서 제조업이 정보통신 기술기업으로 거듭나는 시대가 4차 산업혁명시대인 것이다.
아래 표는 제품의 서비스화에 대한 애플과 롤스로이스의 예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산업간 융복합의 촉진으로 인해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선택이 아니라 제조업 혁신성장을 위한 필수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기존 제품의 확장, 타 산업과 융합 등을 통해 신규 서비스 창출 또는 제품과 서비스를 융합하는 것이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이다. 이러한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제조과정의 디지털화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 구현이며 이를 넘어서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까지 포함한다. 아디다스, 지멘스 등 많은 글로벌 제조 기업들은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업용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와 서비스,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생성시켜 나가고 있다. 그래서 제조업의 변화관리는 생산 현장부터 스마트 팩토리를 통해서 제품의 서비스화를 위한 핵심역량을 향상시키는 생산 현장의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1878년에 설립한 GE(General Electric)는 19세기말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 출범 시 포함됐던 12개 기업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최근 GE는 자사가 제작한 제트엔진, 발전소 터빈, 의료용 영상진단기구와 같은 제품에 연료와 온도, 진동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들 빅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고객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행기가 태평양을 한번 횡단하면 약 1조 바이트의 정보가 만들어 지는데, GE는 이들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엔진장애를 사전에 방지하고 연료의 소비효율을 높여 비행기의 운항효율을 제고한다. 항공사들은 예정에 없던 갑작스런 엔진의 유지보수와 이로 인한 항공기의 지연과 취소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GE는 항공사들이 절감한 비용의 일부를 수익으로 공유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GE의 매출액 가운데 75%가 제품판매가 아니라 이처럼 판매된 제품들의 유지보수 서비스에서 발생하고 있다면 과연 GE는 제조회사일까 아니면 서비스회사라고 불러야 할까? 그래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는 따라하기 어려운 시대정신과 문화를 포함하고 있어서 쉽지 않다.
GE사 사례에서 처럼 서비스 부문은 경기 침체기에도 변동성이 작아 기업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이처럼 제품의 서비스화는 대외 경영환경 악화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도 역할을 하는 전략적 수단이지만 우리나라의 기업의 서비스화 수준은 글로벌 수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개국 상장기업의 서비스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기업의 서비스화 비율은 17.7%로 29개국 평균인 32.8%를 밑도는 2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활동의 서비스화에 대한 정의 및 자료 부족으로 연구자마다 우리나라 기업의 비율에 대한 결과값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선진국대비 미흡하다. 한편 미국과 영국 기업의 서비스화 비율은 각각 60%, 40%에 이르고 있으며, 중국의 서비스화 비율은 2007년 1%에서 2011년 19.3%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기업의 서비스화 급진전은 중국이 세계의 단순 제조공장에서 벗어나 시장 선도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서비스화에 대한 기업 대표의 인식부족,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영자원으로 서비스화 비율은 더 미진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각국의 제조업 혁신은 향후 국내 제조업체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맞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제조과정의 디지털화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서비스 발굴에도 더욱 노력해야 할 때이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하드웨어산업과 소프트웨어산업 간의 불균형 완화 등 산업 전반의 참여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

초 연결 사회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로 이분화돼 있는 산업구조, 즉 생산자 중심 구조는 끝났다. 이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과 인도를 제친 다름 아닌 페이스북이다 자그마치 16억 5천만 명의 국민(사용자?)을 전 세계에 두고 있는 나라 페이스북! 최근 제품의 서비스화를 선언하고 매년 1조원 이상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애플도 사용자수 10억 명을 보유한 또 다른 국가이다. 이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물리적 공간에만 있지 않으며, 수요는 분산되고 있고, 이질적인 시장이 공존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소비자 각각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취향 기반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트랜드(추세) 시대에 기업의 생산전략은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이여야 한다. 수 만 가지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첫 발이며, 그것이 바로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을 통해 품질우위, 원가우위, 납기우위를 삼위일체적으로 동기화(Synchronization) 생산을 실현 가능하도록 만들어 나갈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고객의 특징은 연결된 고객(Connected Customer, Connected User)이고, 그 연결된 고객이 바로 공동체이며, 제품의 서비스화로 생산 대응해야 할 고객집단인 것이다. 이와 같이 고객 대응과 생산 대응을 동기화해서 제품의 서비스화를 적용해나가는 오 디맨드 경제(On Demand Economy)시대가 4차산업혁명 시대이다.
궁극적으로 스마트팩토리 구현 방향은 제품의 서비스화를 위한 제조업의 역량 강화이며, 이제는 제조업에도 디지털 기술이 적용돼 서비스화되고,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을 단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조달, 제조, 물류, 유통, 유지보수 단계에서 부품 상태나 주변 현황을 센서로 측정한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부터 출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측정된 내용은 빅 데이터가 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인간에게 필요한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 목적이여야 한다. 왜냐하면, 중국의 제조업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국내 제조업의 부흥, 일자리 창출,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제조업의 "서비스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현 전략이 전 방위적으로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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